한국일보

‘충만한 은혜 자유롭게, 콘서트장 방불케하는 예배’

2021-08-31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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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 사이트’ 교회, 디지털 방식 도입 교회 증가

▶ 백인 복사 비율 75%→64%로, 다인종화로 변해

‘충만한 은혜 자유롭게, 콘서트장 방불케하는 예배’

지난 20년간 예배 도중 자유롭게 감정을 표출하는 역동적 예배가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코로나19 이전에 열린 집회의 모습. [준 최 객원기자]

■ 20년간 확 바뀐 교회 모습

지난 20년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이 생활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변화한 것은 생활 방식뿐만 아니다. 교회 예배도 전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듀크대학이 최근 발표한 교회 예배 변화 트렌드 보고서를 기독교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정리했다.

▲ 멀티 사이트 교회 증가


여러 지역에서 예배를 진행하는 이른바 ‘멀티 사이트 교회’(Multisite Church)가 늘었다. 관련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2년 당시 멀티 사이트 교회는 전체 교회 중 약 3.4%에 불과했지만 2018년 약 11%로 많아졌다. 멀티 사이트 교회 출석 교인 역시 2012년 약 10%에서 2018년 약 17%로 증가, 멀티 사이트 교회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 주중 예배 감소

주중 여러 차례 예배를 실시하는 교회는 감소세다. 매주 2회 이상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는 1998년 약 73%에서 2018년 약 61%로 줄었다. 반면 예배를 일주일에 한차례만 실시한다는 교회는 같은 기간 약 27%에서 약 38%로 증가했다. 이는 비 개신교단 교회가 늘어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2018년 조사에서 개신교단 교회 10곳 중 9곳은 여전히 주일 예배와 수요 저녁 예배를 병행하고 있었다.

▲ 성가대→찬양팀, 오르간→드럼

예배 찬양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일었다. 전통적인 예배에서는 오르간 반주에 맞춰 가운을 입고 찬양하는 성가대의 모습을 주로 볼 수 있었지만 이제 드럼과 기타 연주와 함께 찬양하는 찬양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1998년 조사 당시 절반이 넘는 교회는 여전히 오르간과 성가대와 같은 전통적인 찬양 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불과 10년 만에 ‘성가대, 오르간’ 찬양은 각각 약 42%와 47%로 줄었다. 대신 90년대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찬양팀과 드럼, 기타 방식의 찬양이 이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 목사 ‘다인종화, 고령화’

설교단을 책임지는 목사의 모습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목사의 피부색.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백인 위주(약 75%)였던 목사가 점차 다인종화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백인 목사 비율은 약 64%로 감소했고 히스패닉계 목사는 98년 약 2%에서 2018년 약 5%로 급증했다. 목사 고령화 추세도 나타났다. 1998년 약 49세에 불과했던 목사 평균 연령이 2018년 약 57세로 어느덧 환갑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역동적 예배

예배가 콘서트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역동적으로 변했다. 20년 전만 해도 차분한 찬송가에 맞춰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예배 참석 교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충만한 은혜’를 예배 자리에서 솔직하게 표출하는 교인이 많아졌다. 손을 들고 찬양한다는 교인은 약 63%로 1998년의 약 47%보다 많아졌고 교인 중 약 3분의 1은 빠른 찬양곡에 맞춰 제자리에서 뛰며 함께 노래 부르고 춤추는 등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보, ‘종이 대신 디지털로’

언제부터인가 예배 일정과 안내 사항이 적힌 주보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인쇄물로 된 주보 대신 강단 화면이나 이메일,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주보를 대체하는 교회가 대세다. 1998년 인쇄물 형태의 주보를 나눠주던 교회는 약 72%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약 66%로 감소했다. 대신 영상을 통해 안내 사항을 공지하거나 찬양곡 가사를 공개하는 교회를 자주 볼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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