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문제는 아프카니스탄이 아니다

2021-08-24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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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카니스탄 철군을 집행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찬반 여론이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사실 아프카니스탄 철군에 대하여 각각 탈레반과 아프칸 정부와의 협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가 한 약속을 진행한 것 뿐이다. 그러나 철군이 결정 나자 친미 친 서방 세력들이 공황에 빠져 카불 공항으로 밀려들면서 미국이 애초에 계획했던 질서 있는 철군계획이 무산되었다.

그리고 일대 혼란이 일어나고 세계 언론들은 미군 철수에 따른 아프칸의 대혼란을 전하고, 미국내 언론과 공화당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랜 시간 준비한 철군을 번복할 수는 없다.


지금 미국은 아프칸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코로나로 엉망이 된 미국 내부 및 극우주의자들에 의한 초유의 의회 점거난동과 쪼개진 국론으로 인한 민심과 정치의 극한 대결국면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순식간에 성장한 중국 그리고 중국과 점점 결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행보는 미국에게는 크나큰 우려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달러를 맘대로 찍어낼 수 있는 나라라고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미국이 5조 달러 이상 찍어낸 후유증이 어떻게 나타날지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다.

이렇게 미국이 처한 국내외 문제가 심각한데, 20년 동안 진행된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지 못할 경우 아프칸 10년 전쟁의 후유증으로 무너진 구 소련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딱 여기서 미국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언제까지나 미국이 힘 자랑하는 것을 애국으로 생각하면서 군수산업 카르텔들에게 미국의 국부를 무한정 퍼줄 수는 없다. 애국은 밖에 나가서 힘으로 왕초 노릇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부에 헐벗고 굶주린 국민들을 돌보고, 노약자들과 전 국민들을 위한 복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세대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여, 세계를 선도하고 모든 나라들이 미국을 따라 배우려고 하고 부러워하게 하는 것이 더욱 진정한 애국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국방비를 줄여야 한다. 국방비가 많으면 군수산업 카르텔과 군인들은 또 전쟁을 계획하게 된다.
2020년 미국은 778억달러를 군비로 사용했다. 이 액수는 2위 중국, 3위 인도, 4위 러시아, 5위 영국, 6위 사우디, 7위 독일, 8위 프랑스, 9위 일본, 10위 한국, 11위 이탈리아, 12위 호주 11나라의 방위비를 다 합친 761억 달러 보다 더 많은 액수이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인들은 13.34 조 달러의 세금을 국방비로 지불했다. 이 돈은 지금의 미국인들을 특히 괴롭히고 있는 의료 빚 140억달러, 학자금 대출 1.6조달러, 그리고 공립대학 학비 600억 달러를 다 갚고도 남는 돈이다.

특히 20년동안 사용한 아프칸 전비 2조 달러를 일별로 계산하면 매일 3억 달러를 퍼 부은 액수다.
세계적인 전염병, 기후변화, 기술혁명은 언제나 낡은 시대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왔다. 지금 우리는 낡은 문명을 파괴하고 새로운 문명을 만드는 조건 3개중 3개 모두가 진행되고 있는 문명의 대격변기에 하루 하루 숨을 쉬고 있다.

미국이 제 아무리 천하제일 지존의 나라라고 하지만, 문명의 대 격변기를 준비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 가는 역사 속 사라진 제국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더구나 지금 미국은 남북 전쟁이후 가장 첨예하게 국론이 분열된 상태에 놓여 있다. 미국이 군비를 줄인다고 미국을 침략할 나라는 없다.

지금처럼 마스크와 백신을 놓고 주먹질하며 분열하는 저급한 정치의식이 내년 중간 선거까지 영향을 준다면, 미국은 아쉽게도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맞이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이 제대로 선택해야 할 때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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