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아마추어와 프로

2021-08-03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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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경기에는 아마추어와 프로 두 종류의 선수가 있다. 프로는 프로페셔날을 약한 말로서 돈 수입이 목적인 선수이다. 아마추어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경기만을 목적으로 하고 승리가 목표이다.

인생에도 아마추어 인생이 있고 프로 인생이 있다. 돈이 목적인 인생살이와 보람이 목표인 인생관이 있다. 물론 프로 인생관이 잘못된 인생관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물질을 삶의 지상목표로 하는 것 같은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백년 미만의 짧은 생애를 사는 건데 과연 어떤 이름을 남길 것인가가 문제이다. 명예로운 이름인가, 부끄러운 이름인가? 후손에게 자랑이 될만한 이름인가, 부끄러움이 되는 이름인가? 떳떳한 이름인가, 숨기고 싶은 이름인가? 그래도 한 인간의 생애라면 자랑까지는 아니더라도 떳떳한 이름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재산도 명예도 한 인간이 남기는 자국으로서는 큰 가치가 없다. 그가 이웃에게 남긴 향기가 문제이다. 그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 그는 사랑에 넘친 사람이었다, 그는 좋은 친구였다, 그런 여운을 남기는 생애였다면 그것이 성공적인 생애가 아니겠는가.

UCLA의 농구 코치 존 우든 씨는 대학농구 10년 제패의 신화를 남긴 명 코치인데 선수들을 향한 그의 요구는 ‘자기 상실’(Selflessness)이었다. 아무리 자기의 실력이 월등해도 팀웍에서는 자기를 잃고 전체의 팀웍에 충실해야 경기에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선전시대, 포장시대이다. 잘 선전 되고 잘 포장된 물건이 좋은 물건이고 잘 팔린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잘 선전 되고 잘 포장된 인간이 훌륭한 인간이 아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고, 광고보다 실생활로서 보이는 인간이 훌륭한 인간이다.

철학가 베네딕트 스피노자는 임금인 루이 14세의 제안을 받았다. “당신의 책 한 권에 ‘이 책을 루이 14세에게 바친다’고 적어주면 내가 당신에게 평생 연금을 지불하겠다는 것이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한 마디로 거절하였다. “폐하, 아무리 큰 재물도 제 이름을 팔 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자기의 명예를 이만큼 귀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인물이었다.

등산의 기쁨은 정상에 올랐을 때가 아니고 올라가는 힘든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험한 비탈을, 때로는 가파른 곳을 위험과 고통을 겪으며 올라가는 과정에 등산의 기쁨이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소위 성취에 매달리기 쉽다. 그러나 참 삶의 보람은 성취에 있지 않고 그 도중의 모든 땀과 고통과 인내의 과정에 있다.

요즘 미국 신학교 학생의 평균 연령이 37세라는 보고가 나왔다. 왜 이렇게 늦게 신학 공부를 할까? 그것은 세상 살이를 한참 하다가 정말 인생의 문제와 씨름을 하고 싶은 생각이 나서 신학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개회식 때 마지막 주자가 봉화대에 불을 켤 때이다. 전 세계의 다른 인종,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 평화의 함성을 올릴 때 인류의 희망이 절정에 다다르는 기분이 든다.

주의와 사상이 달라도 올림픽에서는 인류가 하나가 될 수 있다. 그것이 곧 평화요 인간애이다. 도쿄(東京) 올림픽이 인류애가 넘쳐 흐르는 올림픽이 되었으면 한다.

뉴욕에 150층 고층건물을 올리려는 트럼프 씨의 계획이 좌절된 역사가 있다. 뉴욕 타임스의 마틴 고틀리프 기자가 ‘고층건물 건립 심리’라는 기사를 썼다. 사람이 고층건물을 올리려는 심리는 역시 자기 과시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돈 과시, 집안 과시, 학벌 과시 등 자기를 나타내 보이려는 인간 심리가 사방에 깔려있는 것이 세상이다. 과시를 한다고 정말 부러워하고 박수를 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런 것보다 착하게 살고 진실하게 사는 것이 휠씬 아름답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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