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 칼럼- ‘낮은 자존감 뛰어 넘기’

2021-07-26 (월)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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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피해의식이다. 피해의식를 가진 사람은 실패를 상상하면서 산다. 같은 말을 해도 밝고 긍정적인 면보다 어둡고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다. “나는 할 수 없다, 나는 무능력하다, 나는 실패할 것이다.”라고 자신 스스로를 깎아내린다.

높은 자존감의 사람은 어떤가. 긍정적이다. 시련 중에도 미래를 향한 기대와 희망을 갖는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이해하는 공감능력, 감성지수(EQ)가 높다.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어떤 굴욕이나 모멸감을 뛰어넘는 존엄성 회복력을 지녔다. 어디서나 주인의식을 가지고 품위 있게 행동한다.“ (Pat Williams의 ‘Who Wants To Be A Champion?’ 중에서)

‘광두회(光頭會)’라는 동아리 모임이 있다. 대머리들끼리의 모임이다. ‘광두회’는 머리 전체가 여름바다의 하얀 물결처럼 반짝거린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1970년대 일본에서 결성되었다. 지금은 전 세계에 지회를 두고 있는 국제적 모임이다.


광두회는 대머리 쟁이라는 수치심을 서로 위로하고, 대머리 치료 방법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나누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 한 회원의 발의로 모임의 모토를 ‘빛나는 머리(光頭)로 어두운 세상을 밝힙시다.’로 바꿨다.

모토를 바꾼 광두회 회원들은 더 이상 대머리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대머리를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 방 안에 숨지도 않는다. 세상을 빛나게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봉사의 삶을 산다.

공원이나 길거리에 나가 휴지를 줍고, 공공 화장실을 반들반들하게 닦는다. 조롱과 비웃음을 봉사와 역설로 받아 넘기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광두회는 높은 자존감의 동아리가 되었다.

벽돌 쌓는 일이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벽돌공은 단순히 벽돌을 쌓는 것이 아니다. 벽돌이 차곡차곡 쌓이면 벽과 기둥이 되고 벽과 기둥은 건물의 일부가 된다. 만일 그 건물이 교회당 이라고 생각해 보라. 벽돌을 한 장 한 장 묵묵히 쌓는 일이야 말로 신성한 일에 참여하는 거룩한 행위이다.

당신은 리더인가. 사소한 감정에 당신의 자존감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라. 거인 장수 골리앗을 제압한 다윗같이,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광두회 회원 같이, 가치 판단에 근거한 자존감을 견고하게 세우라. 그때부터 당신은 리더다.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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