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 밭 가는 어미 소와 송아지

2021-07-14 (수) 고인선/뉴저지 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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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소띠해라서 소에 대한 추억이 자주 난다. 1960년대 한국의 시골은 소의 역할과 비중이 대단하였다. 십여 명의 일꾼은 쟁기가 끝나야 뒤따라 작업을 하던 시절, 새끼 낳은 어미 소도 주인을 따라 밭에 가서 쟁기질을 하고 있노라면 어린 송아지도 따라 나오게 되어 있었다.

어미 소가 일을 하면 그늘에 쉬었다 젖을 먹으면 좋으련만 어미 곁은 떠나기가 싫어서 그런 지 일하는 어미 소 곁에 얼쩡거리면서 따라 다닌 송아지.

나도 어렸을 때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무척 귀찮게 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어머니와 철 없는 나 사이의 모정과 어미 소와 어린 송아지 사이의 모정에 눈물이 핑 돌았던 마음을 가졌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이제는 불러도 대답이 없는 어머니 생각이 나고 생전에 어머니를 너무 귀찮게 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지금 살아 계시기만 한다면 효도 한 번 하고싶은 심정이다.

너무 못먹고 못 입고 살았노라고 한탄하셨던 어머님의 말씀을 기억하면 지금도 코로나 때문에 고생도 하지만 그 시절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어머님, 마음껏 잡수세요. 마음에 드는 옷 맘껏 골라 보세요. 옛날 전셋집에서 이젠 우리 집에서 편하게 행복하게 살아봅시다.”

어머니, 그립습니다.

<고인선/뉴저지 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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