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 코비드19. 1- 6월은 아직 푸르게

2021-07-05 (월) 곽상희/올림포에트리, 계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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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가라고 가만히 오라고
눈짓 같은 손을 흔든다
그 사이 많은 것들 지나갔다
답이 없는 수수께끼처럼
열리지 않는 덧문
겹겹이 닫힌 샛문처럼 그렇게
세상일은 쉽지 않았다고
그러니 고요하라고
고요히 오라고 고요히
걸어가라고
그것은 아직은 네가 할 몫이라고
맑고 여린 봄날의 꽃샘바람처럼
여린 것 낮은 것
낮게 울리는 것이
맑은 것이 맑게 울리는 것들이
거칠고 늙은 억새풀 장대 같은
것들이
비단 새 옷을 입고 푸르게 붉게
높으게 비상하는 새처럼
어린 청춘의 새처럼 날을 때 까지.

<곽상희/올림포에트리, 계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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