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마디 - 우리집 황소의 몸살

2021-06-16 (수) 고인선/뉴저지 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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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황소띠인데다 나도 황소처럼 힘차고 성실하고 끈기있게 살아보고 싶은 욕망이 때로 나오다가도 건강해야 이룰 수 있겠다 싶어 겸손해지곤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이곳 미국사회도 황소처럼 힘든 일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도로 포장 공사, 건설 현장, 도로 공사, 쓰레기 운반 종사자, 전기 공사 하는 분외에도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농촌 태생이라서 6년동안 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오면 숙제하고 소 꼴 먹이느라고 소와 접하는 시간이 많았었다.

어느 해 농번기에 너무 일을 많이 시켜서 우리집 소가 지쳐 일어나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앉아있어야만 했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일도 일이지만 휴식이 필요하고 영양섭취를 잘 해야 됨에도 일의 성취만 보고 일을 시키다가 몸살나 아프고 먹지도 못하고 일어나지도 못하는 경우를 보았을 때 그 당시 어린 나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고 너무 지나치게 일을 시킨 사람이 밉고 원망스러웠다.

소는 일의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잘 먹여주고 일하고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잘못하면 나도 우리도 이와같이 딱한 일이 일어나선 안되겠다 싶어 깊은 깨달음을 준 것 같다. 휴식은 일보다 중하다.

<고인선/뉴저지 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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