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며, 느끼며- 전 세계가 기다린다

2021-06-04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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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4일까지 성인 70%가 최소 한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한달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6월2일 선언했다. 현재 성인 63%가 백신을 한차례 이상 맞았고 남은 7% 달성을 위해 30대이하 젊은층을 끌어들이고자 “주사 맞고 맥주 한잔 하라”며 장려하고 있다.

각 주는 7월4일 독립기념일을 기해 바이러스로부터 독립을 선포한다는 목표 아래 백신 접종률을 신속하게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장려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뉴욕주는 500만 달러 잿팟이 걸린 복권을 무료제공하고 있고 12~17세 백신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대학전액 장학금 수혜자도 선정하고 있다.

뉴저지주에서도 7월4일까지 코로나 19백신 1차 접종한 주민에게 뉴저지의 모든 주립공원 무료입장을 올해 말까지 제공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콜로라도 등 모든 주마다 거액의 당첨금이 걸린 복권, 대학전액장학금, 주지사 부부와의 식사, 유명체인점 햄버거, 와인, 도넛 제공 등의 백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들이 가능한 한 빠르고 쉽게 백신접종을 받을 수 있게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하루빨리 경기 정상화를 이루고 싶은 바램 때문이다. 미국은 작년 3월부터 코로나19사태가 본격적으로 일어났고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봉쇄령과 전 인구 80%이상에 자택 대피령이 내려졌다.

다행히도 백신 덕분에 많은 주 정부가 코로나 방역규제 완화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등으로 미국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들은 있다. 코로나 백신 무용론에 사로잡혀 있거나 현 정부에 반감을 지닌 정치적인 자들이다.

현재 미국은 모든 주에서 12세 이상이면 누구든 백신을 맞을 수 있고 웨스트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니아, 마이애미 주에서는 백신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많은 나라가 미국의 백신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국가 지도자들이 자국 국민을 먼저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세계적 팬더믹에 대한 대응은 집단적, 전세계적이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주도로 만들어진 백신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전세계 백신 보급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2021년까지 상당한 액수의 기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의 백신 구매를 하도록 재정적으로 보조해야 한다. 백신을 자력으로 구입할 수 없는 나라를 위해 국제앰네스티 같은 인권 단체나 자선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 행정부는 인도, 멕시코 등 감염상황이 심각한 나라에 의료지원을 시작했지만 좀 더 많은 나라에 백신을 신속지원해야 한다. 전염병은 한 국가만 집단면역이 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면역이 되어야 코로나19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V)에 의하면 2023년까지 전국민 백신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나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백신 장려프로그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소득 국가들은 현재의 미국을 어떻게 바라볼까를 생각하게 된다. 백신 없이 불안, 초조, 긴장 속에 살아가는 나라의 국민들은 마냥 부럽기만 할 까. 가진 자의 기득권, 위화감 조성에 분노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백신접종자가 거의 없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백신 인종차별’ 이라고 비판도 하고 있다.

개인전, 사회적 위화감이 아닌 국가적 위화감이 걱정되는 것은 그래도 미국이 세계의 리더 자리를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미국은 고립주의를 벗어나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시키고자 하고 있다.

환경오염, 금융위기, 식량 부족, 테러 등등 국제간 협력은 물론 당면과제인 백신 저소득 국가 공급의 난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전세계 곳곳에 백신을 유통시켜 모든 사람이 접종을 해야 한다. 모두가 안전해야 우리도 안전해진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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