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마스크를 쓴 신세계

2021-04-28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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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신문을 보면 어두운 뉴스로 가득 찬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곳곳에서 총기사고가 난무하고 아시안을 증오해 폭행 및 구타, 혐오 사건이 하루가 멀게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현재에 쏠려 있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관심도가 만만치 않게 높다. 다가올 미래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 어떻게 하면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신세계에서 멋지게 살 수 있을까.

1932년에 출간된 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올더스 헉슬리가 내놓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20세기에 출간된 미래 소설중 ’1984년‘과 더불어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손꼽힌다.


‘멋진 신세계’는 기술전체주의가 인간세계를 장악한 미래 사회를 그리고 있는데, 공상과학 소설이면서도 사회를 은연중에 비판한다. 21세기 문명이 어디로 치닫고 있는 가를 풍자적으로 묘사하면서 위험을 경고한 작품으로, 그저 멋진 미래 세계를 다루는 책이라 여기고 다가가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

책에서 묘사된 멋진 신세계는 불행이 존재하지 않는 철저히 계급화된 유토피아 사회이다.
명문집안 출신인 헉슬리의 이 문명 비판적인 태도는 인간이 인공 부화로 탄생하고 계급에 따라 운명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2500년대의 세상을 예측한다.

과학문명의 과도한 발전으로 인간성의 상실을 초래한 미래 사회를 지배하는 ‘문명국’은 사회의 계급을 A부터 E등급으로 나눈다. 마치 북한이나 중국 공산당, 또는 조선왕조 같은 그야말로 독재사회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등의 다섯 가지 계급으로 태어나기 전부터 산모에게 주어지는 산소 농도를 조절해 태어날 아이의 사회계층을 관리한다. 계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산소를 적게 공급받는다. 시험관 속에 담긴 난자부터 시작해서 낮은 계급의 인간들에게는 왜소한 체격과 낮은 지능이 정해진다.

델타 계급 미만의 태아에게는 산소공급을 부족하게 하고 산소를 덜 공급받은 하층 계급의 태아들은 열등한 상태로 태어나게 된다. 거의 100년 전의 소설이지만 산소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전문의들은 암 발생 원인을 세포 내 산소부족이라고 말한다. 산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암의 원인은 스트레스, 잘못된 음식, 운동 부족 등등이 있겠지만, 세포의 산소 부족, 즉 세포 내 산소 농도가 낮으면 우리 몸이 약해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런데 요즘 마스크를 착용한 뒤 두통이 생겼다는 말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암을 유발하는 결정적 요인이 산소 결핍이라 하는데,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다 보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산소공급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이 더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스크 착용시 과도한 이산화탄소를 마시지 않도록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신체에 산소가 부족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마스크 착용 중 운동은 심각한 산소 부족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 마스크 착용은 자발적으로 산소부족을 초래하는 상황이다. 이를 보면 소설속의 산소부족이 생각난다. 부자나 권력자들은 마스크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살아가는데, 가난이나 빈곤으로 허덕이는 서민들은 뭔가.

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해 사회의 모든 면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미래 문명 세계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 그가 그린 세계가 정말 멋진 신세계일까. 암울한 미래 세계를 그려 뛰어난 현대고전을 남긴 그에게 묻고 싶다. “마스크 과다 착용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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