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 입춘

2021-03-22 (월) 윤관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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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에 눈 쌓여
아직 온기를 나눠주지 않는데
오늘이 입춘이라네

미리 알았는지
산속 실개천
얼음 아래 졸졸 물 흐르고
들판을 덮은 눈 위로
새싹이 고개 내미네

동장군의 기세등등하여
봄을 까마득히 잊고 움츠리고 있을 때
희망 잃지 않도록
옛사람들
봄의 척후병 겨울에 침투한 날을
입춘으로 정했나 봐

남은 겨울
눈보라, 강추위 견뎌내어
향기 나는 꽃들 춤추는 봄날에
가슴 뛰는 노래 부르리라

<윤관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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