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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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칼럼-‘공간과 치유’

2021-02-08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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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6월 24일자 타임지의 제호는 ‘Faith and Healing(믿음의 치유)’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문제를 주로 다루는 타임지가 신앙적 관점에서 ‘믿음의 치유’를 다룬 것은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어째서 병이 치유되는지 설명하는 대목에서 필자는 이렇게 언급합니다. ‘기도할 때 체내에서는 모르핀 호르몬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래서 통증을 잊게 할 뿐 아니라 병을 이기게 만듭니다.

이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입니다.’ 사람의 마음의 믿음이 이토록 신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신학은 인간의 마음과 몸이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다고 잘못 생각했습니다.” (정태기의 ‘숨겨진 상처의 치유’중에서)


사람은 알게 모르게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 인구밀도가 높고 밀폐된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물면 사람의 몸과 정신은 불안정해진다. 하지만 숲이나 강이 있는 청정한 공간으로 나가면 그 공간이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병실 창밖의 숲, 햇빛, 새소리가 환자를 치유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음 공간은 자연 공간 못지않게 중요하다. 마음 공간의 환경에 따라 뇌가 움직이고 각기 다른 뇌파를 만들어 낸다. 뇌파는 알파파, 베타파, 델타파, 세타파 4가지다. 이중 세타파의 역할은 특별하다. 세타파는 수면 중에 나타나는 베타파보다 4배 이상 느린 파장으로 완만하게 흐르며 산화질소(nitric oxide)를 분비한다. 그것으로 고장 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바쁜 중에도 잠시 시간을 내여 마음 공간의 환경을 개선해보라. 말씀 묵상, 깊은 믿음, 영적 황홀감에 몰입할 때, 은밀한 공간에 오래 머물며 자기를 비워 기도할 때 세타파가 파도처럼 진동하고 산화질소가 분출된다. 이때 정신적, 육적 한계를 넘어선다. 치유와 회복을 경험한다. 욱하는 감정으로 사람을 죽이고 광야로 도망했던 모세에게 특별한 것 한 가지가 있었다.

양치는 목자가 되어 고요한 공간에 머물며 기도로 견뎌낸 겸손과 인내심이다. 모세의 치유와 회복은 시내산 기슭에서 하나님과 조우하고 그 자리에서 자존심의 신을 벗었을 때 내면 속에서 일어났다. 마음 공간의 환경이 바뀌자 모세는 갑자기 딴 사람이 되었다.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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