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즐거운 명절

2020-12-22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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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은 세계 최대의 명절이며 연중 가장 즐거운 때로 자리 잡고 있다. 상가는 최대의 수입을 올리고 여행자도 최대로 많아지고 비즈니스는 활발해지고 어른과 아이들에게 모두 즐거운 때이다. 성탄 선물 교환이 일반화 되었고 한국 불교계는 성탄 축하 메시지를 해마다 내고 있다.

그렇지만 처음 성탄일은 매우 외롭고 위험이 감도는 어두운 날이었다. 시골 처녀 마리아가 목수인 요셉과 결혼 전에 임신이 되어 매우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 마리아 자신은 천사의 지시로 자기의 임신이 육체 관계를 따른 것이 아니라 성령의 지시로 하나님의 아들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일반적으로는 혼외 정사로서 금지된 일이고 매우 부끄러운 일이었다.

아기 예수를 방문한 것은 동방박사라고 불리는 고귀한 인물들과 양을 치는 목동들이었다. 동방 박사라고 부른 것은 그들이 동쪽 나라에서 왔기 때문인데 현재의 동양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동쪽인 페르시아가 가장 발전한 곳이었으므로 페르시아의 점성(占星)학자 즉 별을 보고 사람과 세상의 장래를 예언하는 학자라고 생각된다.


어떤 이들은 학자가 아니라 동방에서 온 왕들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흔히 동방박사 세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의 예물이 황금, 유향, 몰약의 세 가지였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매우 값진 보물로 보통 사람들은 소지할 수 없어 왕이나 귀인으로 본 것이다.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4킬로 떨어진 농촌으로 ‘목동의 마을’이라 불린 것은 양을 치는 목자들이 여럿이 모여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기 예수의 탄생은 외형상 매우 초라하였다. 시골 아가씨 마리아와 목수 요셉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나자마자 이집트로 피난하여야 하였다.

동방박사들이 메시야(그리스도) 탄생을 헤롯 왕에게 알렸으므로 몹시 진노한 헤롯이 두 살 밑의 갓난 아기들을 모두 살해하는 엄청난 짓을 벌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처음 크리스마스는 초라한 부모, 초라한 장소, 초라한 방문객으로 둘러쌓인 매우 초라하고 위험이 감도는 날이었던 것이다. 이런 날이 세계적인 경축일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성경은 두 권의 책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구약(舊約) 즉 예수 이전의 약속이며 다른 하나는 신약(新約) 즉 예수 이후의 새로운 약속이란 뜻이다. 구약과 신약은 재미있는 대조를 이룬다. 구약은 인류의 시초라는 아담과 하와 즉 어른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신약은 예수라는 아기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구약은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명령인 “선악과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에 대한 인간의 반항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신약은 구세주 잉태라는 신의 명령에 대한 마리아와 요셉의 순종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담의 이야기는 불순종에 의한 낙원 추방이라는 불행으로부터 전개되는데 신약은 마리아의 순종이라는 믿음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구약은 의식주 모든 면의 풍요로부터 시작되고 신약은 처녀 수태와 이집트 피난이라는 고통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구약도 신약도 모두 해피 엔딩(Happy Ending)이다.

성탄절이 마침 연말이니 한 해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나는 이런 글을 적어 보았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너희가 나를 빛이라 부르면서 어두움을 좋아하고, 너희가 나를 소망이라 부르면서 한숨만 짓고, 너희가 나를 구원이라 부르면서 정말 나를 살려주셨다고 믿는 것은 아니고,너희가 나를 목자라 부르면서 따라오지는 않고, 너희가 나를 길이라 부르면서 딴 데로 도망만 치고 있으니 정말 너희가 나를 믿고 사랑하는 것이냐?,”

어쨌거나 세계에 빛을 가져온 이 날을 우리는 마음껏 축하하여야 한다.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 mas)”“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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