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노숙인들에 대한 대책

2020-12-02 (수) 김광석/KCS 전 회장 한미헤리티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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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접어들며, 홈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진다. 한인사회내 홈레스 문제는 오래된 과제 중에 하나이다.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한인들이 이민에 비교적 성공적이고, 문제가 없다고 여기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빈곤율, 특히 한인노인들의 빈곤율은 뉴욕시의 경우, 미국 평균 9.2%를 크게 상회하는 20%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아시안 이민자 중에서도 캄보디안들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수치이다.

이러한 빈곤율을 반영하듯이 한인 노숙자들 중에는 노인들이 많다. 뉴욕 일원에는 70~80명의 한인 노숙인들이 한인들이 운영하는 나눔하우스, 주님의식탁, 사랑의 집, 뉴욕드림힐링하우스 등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고, 통계에 포함되지 아니한 한인들이 전철역이나 몸을 피할 수 있는 공간에서 겨울을 지내고 있다.

노숙인이 되는 이유들을 보면, 실업, 가정해체와 케어의 부재, 약물중독, 건강상실, 정신건강, 자립의지의 상실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인 노숙인들의 문제점들 중 특징적인 것을 세 가지로 요약해 보면, 법적 신분이 없어서 정부로 부터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분들이 많다는 것,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시당국에서 또는 타민족에서 운영하는 노숙 서비스에 적응 하지 못하고 다시 노숙으로 돌아온다는 것, 그리고 노숙인들에게 필요한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는 것 등이다.


이 세 가지의 문제점 중에 세번째,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앞서 말한 두 가지의 문제점들을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본다.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라는 것은 막연한 개념일 수 있으나, 노숙자 문제의 경우, 숙식 제공, 노숙의 원인 분석 및 치료 서비스, 의료, 재활 및 정부 서비스와의 연결 및 케이스 매니지먼트, 자립의지와 독립생활 주거지 확보 등의 서비스를 말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나눔하우스가 개인집을 렌트 하여 20~30명의 노숙인들에게 숙식과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다가, 금년 2월 뉴욕시 빌딩국으로부터 10여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되었고 이 건은 아직도 법원에 계류 중이다. 단독주택을 불법개조하여 많은 사람들을 살게 했다는 것에 대한 벌금이다.

이 사건은 한인사회내 노숙인들 대상 서비스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제대로 된 건물을 확보하기엔 힘에 벅차기에, 일단 단독주택이라도 임대하여 노숙인들에게 숙식이라도 제공하고 치료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벌금으로 인하여 파산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노숙인들에 대한 대책은 한인사회와 시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나눔하우스의 몫으로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이다. 차제에 한인사회와 정부가 개입하여 한인 노숙인 서비스 단체가 제대로 된 건물에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새로운 계기로 전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인사회내에 노숙인들을 위한 Drop-in 시설을 규격에 맞추어 설립되어야 하고, 한인 노숙인이 시정부 셸터에 인도 되었을 때, 노숙자간에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한인들을 위해 한인들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중재할 수 있는 Inter vention 서비스의 설치, referral 서비스, case management 및 after service 강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 국적의 노숙인들은 한국내 서비스 제공 단체들과 잘 연계되고 있어서 귀국을 원하는 경우, 조치를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나눔하우스에서 제대로 된 건물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여러 모양으로 모금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분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는 일은 한인사회의 몫인데, 그 몫이 있어야 시정부로부터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석/KCS 전 회장 한미헤리티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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