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의 진주만 공격

2020-12-01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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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2월 7일 일요일 새벽 항공모함으로 하와이에 접근한 일본 항공기들은 진주만을 공격 군함 5척 항공기 300대, 시민 2400명을 살해하는 만행을 자행하여 태평양전쟁이 시작되었다. 루즈벨트가 대통령으로 있던 시대인데 이런 엄청난 공격을 눈치도 못 채고 있었다는 것은 상상 밖의 일이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연합하여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여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지 사흘만인 12월 10일에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여 태평양 전쟁은 세계 제2차대전으로 확대되었다. 이 전쟁은 1945년 원자탄 투하로 종전될 때까지 3년 반 동안 지속되었으며 미군만 10만명이 사망하는 대비극이었다.

인간의 귀중한 생명을 대량으로 앗아가는 전쟁은 죄악이다. 그러나 인간은 싸움을 계속하여 왔으며 한국은 국토가 갈리고 한국전쟁으로 세계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본 나라이다.


세계 제3차대전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은 여론상 20%니까 많은 편은 아니나 인류의 공통적인 기원은 전쟁의 영구 종식이다. 인구는 팽창하고 공기는 나빠지고 독한 질병은 밀려오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하여 서로 힘을 모아야지 전쟁을 일으켜 서로 죽여서야 되겠는가!

지난 3,000년 동안에 기록에 남은 전쟁만 3, 300회나 된다고 한다. 해마다 어디선가 전쟁이 일어난 폭이다. 전쟁을 하는 동기는 인간의 다섯 가지 욕망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은 과시(誇示 Pageantry)의 욕망, 이익(Profit)의 욕망, 소유(Possession)의 욕망, 보호(Protection)의 욕망, 애국(Patriotism)의 욕망 때문이라고 한다.

이 다섯 개의 욕망이 모두 영어로는 P로 시작되기 때문에 흔히 “전쟁을 일으키는 다섯 개의 P”라고 말한다. 나라들과 군주들은 이 다섯 개의 P를 자제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노벨상을 받은 호주의 로렌츠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동물들은 각각 항복의 표시를 한다고 한다. 가령 개는 엎드려 목을 보이고, 원숭이는 엉덩이를 보이고 움츠린다. 이런 행동을 보면 싸울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상대도 얼른 공격을 멈춘다. 이렇게 싸움을 중단하는 동물세계의 질서 때문에 종(種)이 유지된다.

그러나 인간은 어떤가? 잘못했다는 말을 듣고도 두고두고 추궁한다. 오히려 약점을 보이면 더 공격한다. 같은 값이면 선(善)을 추구하도록 마음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남이 안되기를 바래서야 쓰겠는가.

귀뚜라미의 연주는 3 악장(樂章)이다. 첫 악장은 주제가 영토 선언으로 큰 소리로 울며 자기의 존재와 영토를 과시한다. 둘째 악장은 날카롭게 우는데 그 주제는 투쟁이다.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도전적인 의사 표현이다.

그리고 셋째 악장은 매우 가냘픈 소리인데 주제가 ‘유혹’이다, 이 소리가 들리면 반드시 주변에 암놈이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람도 싸울 테면 귀뚜라미처럼 노래로 싸우면 좋겠다.


인류학자들은 고대문명이 농민들이 좋은 땅을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 되었다고 한다. 정복자가 문명을 이끈 것이 아니라 농민들이 문명을 이끈 것이다. 전쟁 문화는 욕심의 문화이며 농민의 노동 문화가 평화의 문화이다.

빼앗아 잘 살겠다는 생각보다 일하고 가꾸어 잘 살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 평화 사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는 것이 평화 운동의 시작이다. 무기를 버리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이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얼굴 잘 생긴 것이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음이 고와야 아름답다. 싸움닭은 닭만 보면 싸우려 든다. 못된 닭이다. 양들은 다른 양을 보면 반가워서 무리를 짓는다. 아름다운 장면이다. 그래서 평화 교육은 어려서부터 필요하다. 평화롭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내가 어느 장군을 안다고 자랑삼아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웃기는 이야기이다. 전쟁 영웅이나 혁명을 통하여 정권을 잡은 자들이 결코 위인이 될 수는 없다. 훌륭한 개척자, 훌륭한 과학자, 훌륭한 농민, 훌륭한 교사, 훌륭한 노동자들이 진정한 위인들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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