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WA 마스크 3,000만장 낮잠…긴급사태용 비축? 업무태만? 논란

2020-11-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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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정부, “마스크 품귀 위기 위해 대비” 해명

WA 마스크 3,000만장 낮잠…긴급사태용 비축? 업무태만? 논란

로이터

워싱턴주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위기상황으로 확산되면서 병원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지만 주정부 창고에는 3,000만장이 넘는 N95 마스크가 낮잠을 자고 있다. 이는 전체 의료진에 1인당 거의 100장씩 분배할 수 있는 양이다.

관계자들은 올봄 같은 마스크의 품귀위기에 대비해 물량을 비축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선 주정부가 9,000여만 달러 상당의 마스크를 쌓아 놓고도 적재적소에 제때 분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주정부는 지금까지 4억700여만 달러를 들여 마스크, 가운, 장갑, 소독제 등 방역용품을 구입해 절반가량을 배포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일선 의료진은 물론 경찰관, 교도관, 물품 배송원 등 필수직종 종사자들이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N95 마스크도 약 600만장을 배포했지만 아직도 이 마스크의 80% 이상이 창고에 쌓여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수석자문관인 리드 슐러는 이들 N95 마스크가 남아 있는 것은 주문량에 비해 자격을 갖춘 기관들의 분배신청이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N95 마스크의 재고량이 2주일분 이하로 떨어진 병원들이 긴급 분배대상이 된다며 실제로 지난 3개월간 이들 병원으로부터 접수한 지급신청분의 95%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주 병원협회의 캐시 사워 회장은 현실적으로 마스크 신청절차가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어서 병원들이 주정부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거래선을 통해 N95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며 그나마 대량 제조공장들이 소재한 중국과 인도에서 자체수요가 폭증할 경우 구입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하소연했다.

워싱턴주 치과병원협회는 N95 마스크 재고가 비축을 위한 비축은 아니라며 올봄과 같은 품귀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정부 비축 분을 처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주정부가 지난달 2,840만장의 N95 마스크를 최우선 순위 의료진에게 두달간 배포하기 위해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주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약 1억달러 상당의 N95 마스크가 대부분 중국의 BYD사 제품으로 대부분 여성인 간호사와 검진 종사자들이 쓰기에 너무 크다는 점이다.


크기가 맞는다 해도 의료요원들이 오래 동안 사용해온 마스크를 모양과 착용방법이 다른 새 제품으로 바꾸기를 꺼려하며 이에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의료 종사자들은 마스크 지급신청을 해당 도시나 카운티의 긴급사태 관리당국에 내도록 돼 있다. 당국은 접수한 신청을 주정부에 제출한 후 주정부로부터 받은 마스크를 신청자에게 지급한다.

의료계는 이 같은 중간단계를 배제하고 직접 주정부에 마스크 지급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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