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대선 주사위는 던져졌다 … ‘압승’이냐 ‘반전’이냐

2020-11-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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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선 끝나 사전투표만 1억명, 바이든 우세속 트럼프 기대

▶ 최고투표율 경신 가능성…개표지연시 불복·소송 등 혼란 우려

美  대선 주사위는 던져졌다 … ‘압승’이냐 ‘반전’이냐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실시된 3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대형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다. 역대 가장 혼란스러웠던 선거가 끝남에 따라 앞으로 4년간 미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이터

내년부터 4년간 세계 최가인 미국호를 이끌 새로운 리더를 뽑는 주사위가 던져겼다.

미국 대통령과 연방 상·하원 의원을 뽑기 위한 투표가 3일 일제히 실시됐다.

대다수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대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번이 세 번째 대선 도전인 바이든 후보는 장남인 보 바이든과 교통사고로 사별한 첫 아내가 묻힌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교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대다수 여론조사 기관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여론조사상 열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친여 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해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특히 남부 ‘선벨트’인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자신이 크게 이길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미국은 ‘사회주의’국가가 될 것이라고 또다시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측은 특히 이날 현장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 선거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일 밤까지 9,965만명이 사전투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일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를, 공화당 지지자들은 현장투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선인 윤곽은 이르면 3일 밤늦게 또는 4일 새벽에 나올 수 있지만, 우편투표 급증에 따른 개표 지연과 박빙 승부가 맞물릴 경우 며칠이 걸릴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삼수 끝에 대선 후보직을 꿰찬 바이든 후보 간 한 치도 양보 없는 양자 대결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기치와 재임 중 경제 성적표를 무기로 ‘4년 더’를 호소하려 했지만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선거전의 양상을 뿌리부터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전염병 대유행과 맞물린 경기침체는 회심의 카드였던 경기호황을 내세울 수 없게 했고, 미 전역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까지 터지는 등 선거전 내내 굵직한 악재에 시달렸다.

바이든 후보는 이 빈틈을 파고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염병 대응에 실패했다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그의 무능이 경제를 침체의 수렁으로 빠뜨렸다고 공격하며 ‘트럼프 심판’을 외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갈등과 분열을 심화하고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떨어뜨렸다며 전통적 가치 회복을 내세워 ‘반(反)트럼프’진영의 결집에 총력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패권국’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서도 해법이 천양지차라 대권의 향배는 전 세계는 물론이고 한반도 정세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바이든 후보가 우위에 서 있다. 하지만 승부를 결정짓는 6개 경합주는 오차범위 승부가 많아 당락을 속단하기엔 이르다.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북부 ‘러스트벨트’3개 주는 바이든 후보가 3~6%포인트대 격차로 앞서지만,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선벨트’3개 주에선 오차범위의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RCP는 197명의 선거인단이 경합 상태라며 아직 확실히 절반을 넘긴 이는 없다고 봤다. 투표함을 열어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대선은 의회의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의회 권력의 재편이란 측면에서도 관심을 끈다.

예측기관들은 민주당이 하원 과반 의석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도 매우 위태롭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권력까지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사전 투표가 많았던 점이 갈등의 소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개표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 우편투표의 급증은 당선인 발표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승자를 결정짓기 어려운 박빙 승부가 이어진다면 '당선인 공백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민주당 지지층의 선호도가 높은 우편투표가 '사기투표'의 온상이라면서 대선 패배 시 소송 등을 통해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경우 미국이 극심한 분열과 혼란에 빠지고 자칫 지지층 간 물리적 충돌 속에 소요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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