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햇볕들 날은 언제? … 판매경쟁서 에어버스에 크게 밀려

2020-10-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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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개월간만 50억달러 손실

보잉, 햇볕들 날은 언제? … 판매경쟁서 에어버스에 크게 밀려

로이터

워싱턴주 경제의 버팀목이자 미국의 최대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보잉이 침체에 허덕이는 가운데 세계 항공기 시장의 큰손 구매회사들은 보잉이 라이벌인 유럽 에어버스와의 주도권 경쟁에서 상당기간 크게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LA의 항공기리스사(ALC)를 포함한 주요 항공기 임대회사 대표들은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잉의 중형 모델인 737MAX기 비행허가가 아직도 묶여 있고 장거리용 대형 777X기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주문이 격감한 반면 에어버스의 중형 A320neo기와 장거리용 LR 및 XLR 모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LC의 존 플루저 CEO는 단일통로의 중형 여객기 시장에서 에어버스가 독주하고 있음은 시장이 말해주고 있다며 보잉이 737MAX기의 잇따른 추락사고로 죽을 쑨데다 항공기 임대회사들이 신형 장거리용 777X기도 인도를 연기하거나 주문 자체를 취소하는 바람에 전통적으로 우위를 지켜온 대형 모델 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최대 항공기 임대회사인 아일랜드 ‘에어캡’사의 거스 켈리 CEO는 현재 대형 여객기 1,000여대를 보유하고 있고 300여대를 신규 주문한 상태라고 밝히고 “언젠가는 보잉의 777X기가 잘 팔릴 날이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ALC의 플루저도 보잉이 777X의 생산량을 줄이고 항공사들이 원하는 기종에 더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중거리 여객기인 A32 모델의 주문량이 약 6,000대나 밀려있으며 그 증 737MAX의 대항마인 A32neo 기종만 3,000여대에 달한다. 항공업계 불황에도 에어버스의 이들 주문량이 대부분 유효한데 반해 한때 불티나게 주문이 들어왔던 보잉의 737MAX 기종은 주문취소가 잇따라 현재 3,300여대로 줄어들었다.

보잉은 항공산업이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받고 전례 없는 불황에 빠진데다가 연방 항공관리국(FAA)이 주력기종인 737MAX기의 비행허가를 내주지 않아 극심한 자금난에 빠지자 수천명의 종업원과 생산 공정을 감축하고 막대한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다.

타임스는 보잉이 완제품 737MAX기 450대를 FAA의 허가보류에 따라 고객 항공사에 인도하지 못하고 보관 중이며 ‘드림라이너’로 불리는 787기도 점점 많은 양이 남가주 빅터빌의 사막 비행장에 적체돼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787기는 대부분 중국, 호주, 노르웨이, 카타르 등 외국 항공사들이 주문했다가 인도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이들 중 중국의 하이난 항공과 노르웨이 항공은 주문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항공산업 분석가 론 엡스타인은 보잉이 MAX와 드림라이너의 재고 때문에 200억달러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했고 월가 분석가들은 보잉이 지난 3개월간 회사의 현금 보유자산 320억달러 중 50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보잉 경영진은 최근 드림라이너 기종의 생산 본거지인 에버렛 공장을 내년 여름에 폐쇄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으로 통합키로 결정했다.

보잉의 상업항공기 부문 CEO인 스탠 딜은 이달초 종업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롱에이커스에 있는 본사 캠퍼스 부지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알리고 앞으로도 회사소유의 부동산 매각이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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