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한마켓 총격범에 300만달러 보석금 책정

2020-10-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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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인 베트남서 데려온 뒤 상습적인 가정폭력 끝에 범행

▶ 1급 살인 및 1급 가정폭력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받아

부한마켓 총격범에 300만달러 보석금 책정

사건 당일 출동한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시애틀 한국일보

<속보> 지난달 29일 한인마켓인 에드먼즈 부한마켓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용의자인 베트남계 20대 남성에게 30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스노호미시 카운티 검찰은 26일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두이 펑 응유엔(27)에게 1급 살인 및 1급 폭행, 가정 폭력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으며, 법원이 그에게 300만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구속 기소된 뒤 이날 법정에 출두한 응유엔은 무죄를 주장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끝없는 가정폭력이 빚은 참극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출신으로 에버렛에 살고 있는 응유엔은 3년 전 베트남 호치민에서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부인 T씨(24)와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부인 T씨는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미국으로 오지 못하고 있다 비자 문제가 해결된 뒤인 올해 7월말께 미국으로 입국해 남편 응유엔과 에버렛에서 살림을 시작했다.

T씨는 미국에 입국한 뒤 응유엔의 어머니인 시어머니가 일을 하고 있던 부한마켓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으며 거기에서 일을 하고 있던 베트남 여성인 L(20)씨와 친구가 됐다.

이런 가운데 응유엔은 T씨가 미국으로 입국해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 가정 폭력을 일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게 된 T씨는 8월초 경찰에 911신고를 통해 가정 폭력을 신고하려 했지만 시어머니가 전화를 빼앗아 별일없다고 말하면서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응유엔과 시어머니 등 시댁 식구들은 8월 들어 T씨를 집에서 쫓아냈고, 갈데가 없어진 T씨는 부한마켓에서 알게 된 친구 L씨가 살고 있던 마운트 레이크 테라스 아파트로 들어가 함께 살게 됐다.

이후부터 응유엔은 수시로 부인인 T씨가 버스를 탈때 등 미행하거나 전화 텍스트 등을 통해 살해 협박 등을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특히 총격 범행 전날인 9월28일에도 부인 T씨를 따라가 협박하면서 “내일 뭔가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협박하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협박에 따라 위험을 느꼈던 T씨와 L씨 등 사건 당일인 지난 9월29일 L씨의 남자 친구인 V(23)씨가 몰아주던 차를 타고 부한마켓으로 출근을 했다.

이런 협박 등이 계속된 뒤 응유엔이 사건 당일인 지난 9월29일 오후 또다시 부한마켓에 나타났고, T씨와 L씨, V씨 등은 응유엔과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후 경찰의 입회 하에 대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마켓 앞쪽으로 나가 에드먼즈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응유엔은 T씨 등이 경찰에 전화를 하고 있는 사이 마켓에서 밖으로 나와 5초 동안 모두 12발의 총격을 가한 뒤 그대로 달아났다. 결국 피해자들이 경찰을 불러 대화를 하려고 통화를 하는 사이 총격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총격 사건으로 복부 등에 총을 맞은 L씨는 시애틀 하버뷰 병원에서 수술중 사망했으며 부인 T씨와 V씨 등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격 범행후 달아났던 응유엔은 사건 당일 밤 어머니와 함께 에버렛 경찰에 자수했다.
그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2월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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