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스크 올바로 쓰라” 권유하자 마켓고객이 동성애자 혐오 욕설

2020-10-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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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먼즈 QFC 매니저도 되래 욕한 사람 편들어줘

“마스크 올바로 쓰라” 권유하자 마켓고객이 동성애자 혐오 욕설

한 대학 캠퍼스 입구에 마스크 착용을 유도하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 로이터

에드먼즈의 한 수퍼마켓에서 대학교수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달라고 요청했다가 동성애 혐오욕설을 바가지로 듣고 시비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에드먼즈 칼리지 교수 겸 동성애자인권 전문 변호사인 스캇 해덕은 지난 17일 오전 동네 QFC에서 ‘턱 마스크’를 한 고객에게 “미안하지만 마스크를 코 위까지 올려주시지요”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자 그가 대뜸 쌍욕을 하고 소수 성정체자(LGBTQ)를 지칭하는 욕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동성애자인 해덕은 자신의 신고를 받은 마켓 직원이 문제의 고객에게 마스크를 올리라고 요구하자 그 고객이 자신에게 또 한차례 욕설을 퍼부었다며, 더 기막힌 것은 마켓 매니저가 와서 자신을 비켜서게 한 후 “소동을 일으킨 사람은 문제의 고객이 아닌 나 자신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매니저는 그 고객이 단순히 말을 한 것뿐이라고 편들었지만 해덕은 그것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혐오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해덕이 “나는 이 수퍼마켓의 오랜 단골인데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건 처음이다. 문제의 고객을 내보내라”고 요구하자 매니저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신고 대상은 그 고객이 아닌 자신이었다고 해덕은 말했다.

출동한 에드먼즈 경찰은 마켓 매니저로부터 소동에 연루된 사람들을 다 내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체포되거나 기소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KIRO-7 뉴스에 밝혔다.

해덕 교수는 그 뒤 에드먼즈 경찰국에 경위서를 제출하고 “애당초 언쟁에는 관심 없었다. 내 언행은 정치적 의도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내 관심은 오직 커뮤니티의 안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뿐이다. 차별행위를 한번도 아닌 두 번씩 당하니 마음이 상해 잠을 잘 수 없다. 이런 일을 겪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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