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민들, 코로나 무서워 홍역백신도 꺼려

2020-10-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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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접종률 예년 평균치보다 31% 급감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워싱턴주 어린이들의 홍역 등 유행성 질병 예방주사 접종률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주 전체 18세 이하 어린이들의 백신 접종률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8월분 평균치보다 31%나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팬데믹이 선포된 3월의 33.3%에 이어 4월엔 39.4%까지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부의 다니엘 코잉 수퍼바이저는 코로나 팬데믹에 더해 또 다른 유행병이 터질 경우 주민들의 건강은 물론 병원 등 치료시설에 크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지난해 클라크 카운티에서 홍역 예방접종을 소홀히 했다가 대부분 1세부터 18세까지의 70명이 홍역에 걸린 사례를 상기시켰다. 킹 카운티에서도 올봄에 바슬의 노스 크릭 고교와 이사콰 고교 학생들을 포함한 12명이 홍역에 감염됐다. 홍역은 이미 2000년에 미국에서 소멸된 유행병으로 선포된 바 있다.

보건당국은 2세 이하 영아들의 백신 접종률도 18세 이하보다는 덜 하지만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이들 연령대의 백신 접종률은 2015~19년 8월 평균치보다 9% 감소했고 3월엔 26%까지 줄어들었었다.

워싱턴대 의대의 베스 이벨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자 많은 부모들이 아기들의 정기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을 꺼린 것이 한 원인일 수도 있다며 주내 모든 의료기관들이 현재 영아 예방접종의 중요성과 병원 방문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률의 저하는 워싱턴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촌 어린이들의 백신 접종률은 2000년 이후 최저인 70%까지 줄어들었으며 일부 지역에선 1990년대의 67%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1970년대 세계 어린이들의 백신 접종률은 5%에 불과했지만 작년엔 84%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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