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명문 캔리스 식당이 대학 개설

2020-09-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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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리스 커뮤니티 칼리지’… 영리 목적 아닌 영감 전파 위해

▶ 유튜브로 6주 강좌코스, 등록금 25달러

시애틀 명문 캔리스 식당이 대학 개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마당에 장장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애틀 명문식당 캔리스가 생뚱맞게 식당 대학을 개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식당의 형제주인인 마크 캔리스와 브라이언 캔리스는 금주 내에 유튜브 강좌인 ‘캔리스 커뮤니티 칼리지(CCC)를 개설하고 음식과 와인 중심의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 강습은 무척 다양하다. 혁신적인 식당운영방법 소개는 물론 캔리스 식당 요리사가 일식집에 찾아가 소바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주고, 소멜리어(포도주 담당자)가 세이프웨이 수퍼마켓에 진열된 포도주들을 감별하는 요령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한다.


특히 시애틀 미술박물관(SAM), 역사산업박물관(MOHAI), 윙룩 박물관 등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시애틀의 문화 및 역사에 관해 대담하는 프로그램 등 ‘시애틀 사회학’ 과목도 있다. 필드 트립도, ‘교내’ 운동경기도 있고, CCC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파는 인터넷 가게도 있다.

심지어 헤진 옷 꿰매기, 집에서 이발하기, 드럼 연주, 에어로빅(퍼시픽 노스웨스트 발레단 제공) 등 이색 강좌도 많다. 대부분 관련자들이 강사로 자원 봉사키로 했다고 캔리스 형제는 밝혔다.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등록금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등록 학생들에겐 학생증이 교부되며 제한 없이 유튜브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캔리스 식당 주차장에서 열리는 ‘교내 피클볼’ 경기에 참여할 수 있고, 시혹스 팀 쿼터백이었던 짐 존과 공 던지기를 할 수도 있으며, 신생 아이스하키 팀 홈구장인 크라켄 어레나도 방문할 수 있다.

CCC의 한 학기는 6주간 이어지며 등록금은 25달러이다. 캔리스 형제는 CCC의 설립목적이 우선 식당들이 소생하도록 돕고, 극빈층 무료급식 프로그램인 ‘페어스타트’의 모금운동을 지원하며, 시애틀 시민들이 이웃돕기에 솔선수범하도록 계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캔리스 형제는 CCC 등록 수강생이 2,000~3,000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등룩금 수입 중 렌트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전액을 페어스타트에 기부할 예정이다. 페어스타트는 팬데믹 이후 극빈층 주민들에게 매주 평균 4만6,000명씩 총130만명에게 무료식사를 제공해왔다.

캔리스 형제는 “팬데믹으로 달라진 세상을 살고 있다. 당장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캔리스 식당의 역할도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캔리스 형제는 올봄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한 이후 다양한 아이디어로 식당의 활로를 모색해왔다. 드라이브스루 햄버거 식당, 베이글 가게, 게 요리 간이식당, 음식 가정배달 서비스, 차내 관람(드라이브-인) 영화관 등에 손을 댔고, 이번 CCC가 10번째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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