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경찰 시위진압 무기들 ‘득보다 실’

2020-09-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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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자 발생 외에 경찰-시위대 적대감으로 사태 더 악화 일쑤

시애틀 경찰 시위진압 무기들 ‘득보다 실’
시애틀경찰이 사용하는 각종 시위진압용 무기들이 사상자를 초래할 뿐 아니라 시위대와 경찰 간에 적대감을 고조시켜 오히려 사태를 격화시키는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애틀타임스는 올여름 내내 이어진 과격시위 중에서도 최악으로 꼽히는 7월25일 경찰과 시위대의 ‘전투’에서 쌍방 간에 수많은 부상자가 나왔지만 두달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집계는 없지만 이날 경찰의 곤봉, 최루탄 페퍼스프레이. 소음탄, 고무탄환 등에 부상을 입고 법원에 제소한 시위자, 기자, 참관인 등이 수십 명에 이르며 경찰관 50여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시위현장을 취재하던 한 여기자는 자전거 경찰관이 던진 소음탄에 청력 손상을 입었고, 인근 아파트 방에 있던 한 천식환자는 최루가스를 맡고 1주일간 호흡곤란에 시달렸다.

넓적다리를 곤봉과 고무탄환에 가격당한 한 시위자는 피를 흘리며 응급실로 달려갔다.

시애틀타임스는 이들 외에도 여러 명이 양심선언을 하고 피해경위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중 최소한 47명을 체포했다. 그 중 13명은 폭행혐의, 2명은 방화혐의를 각각 받았지만 이들 중 정식 기소된 사람은 한명도 없다.

시애틀경찰국 내사과(OPA)는 이날 시위진압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는 18명의 진정서를 조사하고 있다. 연방법원은 시애틀경찰국의 시위진압 전략의 적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최근 칼멘 베스트 경찰국장이 사임했고, 시의회가 경찰국 예산을 삭감키로 결정했다는 것 정도다.

전직 법원임명 시위 참관인인 메릭 봅은 “분명한 것은 경찰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위에 대응하는 계획도, 훈련도 부족한 상황에서 시위대를 섣불리 ‘폭도’로 규정하고는 치명적일 수 있는 무기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관들이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발사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는 기준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했다.

비치명적 무기 전문가인 노던 미시간대학의 찰리 메슬로 교수는 최루탄과 페퍼 스프레이는 경찰의 시위진압 무기 주 그나마 가장 안전한 편이지만 사람에 따라 반응정도가 다르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무기들이 사용될 수 있는 시위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현장을 떠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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