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키스전 통산 4번째 등판 만에 첫 승리…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시즌 마감
▶ 에이스답게 매직넘버 1 지우고 ‘빅 게임 투수’ 입증…30일 WC 시리즈 1차전 등판
[로이터 사진제공]
'괴물'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 시즌 가장 눈부신 역투로 소속팀의 포스트시즌(PS) 출전 확정과 뉴욕 양키스전 통산 첫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했다.
류현진은 24일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안타 5개,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대부분 2사 후에 허용해 실점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토론토 투수로는 올해 처음으로 7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투구 수를 정확히 100개로 끊었고 삼진 4개를 곁들였다.
류현진은 4-0으로 앞선 8회초, 승리 요건을 안고 앤서니 배스에게 임무를 넘겼다.
토론토가 양키스의 추격을 잠재우고 4-1로 승리해 류현진은 양키스전 통산 4번째 등판 만에 첫 승리를 안았다.
전날까지 류현진은 양키스에 2패, 7피홈런, 평균자책점 8.80으로 아주 약했다.
그러나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류현진은 피홈런 없는 무실점의 환상적인 투구를 선사해 역시 큰 경기에 강한 투수임을 다시 입증했다.
에이스 류현진을 앞세운 토론토는 매직넘버 1을 지우고 아메리칸리그 8번 시드를 따내 2016년 이래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 야구에 복귀했다.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8천만달러에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 초미니 시즌으로 치러진 이적 첫해 정규리그에서 12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류현진은 30일 막을 올리는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WC) 시리즈(3전 2승제) 1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던 2014년, 2014년, 2018년, 2019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한다.
이날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예리하게 꺾이는 컷 패스트볼성 슬라이더(MLB 게임데이 투구분석 기준)와 바깥쪽에 떨어지는 정교한 체인지업으로 강호 양키스 타선과 맞섰다.
류현진은 지난 8일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1회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백투백 홈런을 허용한 사실을 의식하고 1회부터 낮게 던지는 데 주력했다.
선두 DJ 러메이휴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지난 등판에서 홈런을 맞은 루크 보이트와 에런 힉스에게 잇달아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져 유격수 땅볼, 삼진으로 각각 요리했다.
류현진은 2회 2사 후 히오 우르셸라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줘 위기를 맞았지만, 우타자 클린트 프레이저를 풀카운트에서 몸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3회 2사 1루에서 두 번째로 만난 보이트를 커브로 유인해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류현진은 4회와 5회 연속으로 투아웃 후 볼넷을 내줬지만, 우르셸라를 3루수 땅볼, 러메이휴를 유격수 땅볼로 각각 낚아 이닝을 끝냈다.
6회초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류현진은 6회 시작과 함께 보이트, 힉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이날 최대 고비를 맞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류현진은 4번 타자 장칼로 스탠턴을 공 3개로 삼진으로 요리했다. 의표를 찌른 빠른 볼 2개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몸쪽을 파고드는 커터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글레이버 토레스마저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2사 1, 3루에서 우르셸라를 힘없는 2루수 땅볼로 처리해 불을 껐다.
예상을 깨고 7회에도 올라온 류현진은 선두 프레이저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1사 후 대타로 나온 강타자 에런 저지와 4번째로 상대한 러메이휴를 잇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엮어 대미를 장식했다.
토론토의 유명한 '야구인 2세' 삼총사는 가을 야구를 향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류현진에게 힘을 실었다.
'괴수의 아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2회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로 선제점을 냈다.
3회에는 1사 후 캐번 비지오가 중월 2루타로 추가점의 포문을 열자 보 비셋이 2-0으로 달아가는 좌선상 2루타를 날렸다.
류현진이 위기를 넘기자 토론토 타선은 6회말 2점을 추가하고 화답했다.
1사 후 랜달 그리칙, 게레로 주니어의 연속 안타 후 유망주 알레한드로 커크가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려 두 명의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토론토 구단은 트위터 계정에서 "이것이 바로 에이스가 하는 일"이라며 류현진의 역투를 극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