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PD 축소법 엎치락 뒤치락…시의회, 더컨시장 거부권행사 번복

2020-09-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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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관 100명 정도 해고될 듯

SPD 축소법 엎치락 뒤치락…시의회, 더컨시장 거부권행사 번복

지난 7월 시애틀 다운타운 시위현장에서 시애틀 경찰이 시위대를 막아서고 있다. / 로이터

<속보> 경찰관 감원을 통해 시애틀경찰국 예산을 삭감하고 커뮤니티 지원예산을 늘리도록 요구하는 일련의 시의회 예산법안에 제니 더컨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 시의회가 22일 재투표를 벌여 이를 다시 뒤집었다.

화상회의를 통해 이뤄진 이날 표결에 앞서 한 시간 이상 진행된 청문회에서 대부분의 연사들은 시의원들에게 더컨 시장에 동조하지 말고 ‘흑인생명보호(BLM)’ 운동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며 법안을 확정하도록 촉구했다.

로레나 곤잘레즈 시의장은 “시애틀을 포함한 전국에서 흑인과 갈색인종의 피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수도 없이 나오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안전하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상유지의 공공안전이 아닌 피해를 줄이는 공공안전에 역점을 둘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시의회가 통과시키고 더컨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한 3개의 예산법안은 감원과 보충유보를 통해 경찰관을 최고 100명까지 줄이고, 고위 경찰관들의 임금을 삭감하며, 홈리스 천막촌 철거담당인 ‘내비게이션 팀’을 해체하고, 1,400만달러를 차용해 커뮤니티에 근거한 안전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긴급 예비비에서 따로 300만달러를 전용해 각 커뮤니티의 안전대책 연구사업을 지원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더컨 시장과 시의회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결단난 금년도 예산을 보완하는 방법과 미네아폴리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목 졸려 피살된 후 들불 같이 번진 BLM 시위에 대응하는 방법 등을 놓고 수개월째 대립해왔다.

선거구민과 시민단체로부터 압력을 받은 시의원들은 경찰 예산 및 인력 삭감을 강력 주장한 반면 경찰노조와 업계단체들로부터 압력을 받는 더컨 시장은 시의회에 일을 조급히 처리하지 말라며 맞섰다. 칼멘 베스트 경찰국장은 경찰관 감원에 반발, 이달 초 사임했다.

시민단체인 민주사회주의자 연맹 시애틀 지부는 22일 앤드류 루이스 시의원의 퀸 앤 아파트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더컨 시장의 조치에 반대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반면에 강력한 업계단체인 다운타운 시애틀협회(DSA) 산하의 ‘시애틀을 전진시키자’(MSF)는 더컨 시장의 경찰 감원 법안 거부권 행사를 지지하는 이메일을 보내준 1,000여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이들 법안을 상정하면서 400억달러가 넘는 경찰예산을 50%까지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확정된 법안으로 즉각 영향을 받는 예산은 고작 300만달러 정도이다. 시의원들은 이 300만달러는 ‘마중 물’이며 더 많은 삭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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