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고용안전국까지 사기당했다

2020-09-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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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체직원 신분 도용한 실업수당 청구서에 확인 없이 지출

▶ 나이지리아 사이버 범죄조직 소행

워싱턴주 정부의 고용안전국(ESD)이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체 공무원들의 신분을 도용한 사기꾼들의 실업수당 청구에까지 속절없이 당했기 때문이다.

ESD의 한 직원은 KING-5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가 막힌다. 어떻게 우리 직원들의 실업자 여부도 가려내지 못했단 말인가. 우리 시스템이 그런 사기조차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후졌단 말인가?”라며 개탄했다.

KING-5 방송은 ESD가 신분도용 사기범들에 당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사실여부를 끈질기게 문의했다며 이달 초 한 관계자가 ESD 직원들의 이름으로 된 실업수당 청구서가 접수됐음을 확인했지만 실제로 수당이 지출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ESD의 수지 레바인 국장은 22일 KING-5 TV의 뉴스 인터뷰에 출연, ESD 직원들의 신분을 도용한 사기범들의 실업수당 청구서에 부분적으로 지출이 이뤄졌음을 시인했다.

레바인 국장은 “특정 개인들에 관한 특정 정보를 공개할 수 없지만 모든 업종 분야에서 타인의 신분을 도용한 사기범들의 실업수당 청구가 전반적으로 지출됐다”고 말했다. 그 후 ESD의 한 대변인은 실제로 ESD 직원들의 이름으로 된 청구서에도 지출이 이뤄졌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확인할 자료가 없다”고 대답했다.

레바인 국장은 전에도 KING-5 방송으로부터 자신이 신분도용 피해자인지 여부를 질문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실업수당 사기범들로 인한 주정부 손실액은 6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지만 레바인 국장은 사기범들이 은행구좌에서 인출해 해외로 빼내가기 전에 봉쇄해 이 금액의 절반 이상을 건졌다고 말했다.

ESD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초기에 홍수처럼 밀려들어온 실업수당 청구서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컴퓨터 자동안전 장치를 재점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안업계의 한 전문가는 시간에 쫓긴 많은 주정부들이 고용주들에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청구서에 요구한 금액대로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의 사이버 범죄조직이 워싱턴주의 비교적 관대한 실업자 베네핏과 느슨한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ESD 컴퓨터를 침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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