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코로나 실업자 사태 속 구인난

2020-09-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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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하신 몸 IT인력, 재택근무 보편화돼 수요 더 늘어

▶ 두둑한 실업수당에 취업포기…바이러스감염 우려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경기 속에 쏟아진 실업자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상황이지만 일부 업소들은 직원을 못 구해 안달하는 이율배반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워싱턴주 실업률은 지난 8월말 무려 8.5%를 기록했다. 일손을 놓은 근로자가 34만명에 육박하고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팬데믹 이전보다 3배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식당, 호텔, 관광 등 일부 업종은 고용율을 회복하는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애틀타임스는 워싱턴주 취업시장이 전반적으로 고갈상태인데도 일부업종은 고용율 회복은 물론 구인난까지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인력채용 대행사 관계자는 실업률이 이처럼 높을 때는 구직자들이 봇물처럼 몰려와야 정상이지만 직원을 모집하는데 걸리는 시일이 작년보다 70% 정도 늘어난 회사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애틀 일원의 하이텍 기업들이 원래 인력난을 겪고 있던 상황에서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원거리 영상수업이 보편화하면서 특히 컴퓨터 기술지원, 네트워크 운영, 온라인 보안 등 분야의 전문직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 인재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회계와 투자상담 등 재택근무에 많이 의존하는 업종들도 구인난을 겪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애틀 지역의 이들 업종 구인광고가 지난봄보다 50%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꼭 재택근무 분야만 그런 것도 아니다. 편의점, 약국, 배달업, 창고회사 등 대면작업이 필요한 업종들도 구인난을 겪는다.

심지어 팬데믹의 가장 큰 피해자인 요식업종에서도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일부 타코 타임 업소는 종업원이 모자라 한 명이라도 병이 나서 결근하면 업소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실업사태에 종업원 구하기가 어려운 이유로 먼저 경제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섣불리 새로운 직종에 취업하거나 동종의 다른 회사에 옮겼다가 경기가 더 나빠지면 맨 먼저 해고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실업수당의 모순도 원인이다. 실업자들은 워싱턴주정부 수당 외에 연방정부로부터도 매주 600달러씩 지급받아 저임금 근로자들이 취업하려들지 않았다.


연방정부 실업수당이 지난 7월말 종료됐지만 달라진 게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한 가지 이유다. 사람이 많은 직장이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통근할 때 감염될 것을 우려해 될수록 집에서 가까운 직장을 선호하는 근로자들이 많다.

취업해봤자 올겨울 코로나가 재유행하면 또 해고당할 것으로 지레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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