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PD, 매춘미수 체포 고위경관에 상급자들 ‘특별대우’

2020-09-18 (금)
크게 작게

▶ 시애틀타임스 탐사보도 폭로

SPD, 매춘미수 체포 고위경관에 상급자들 ‘특별대우’
시애틀경찰국의 고위경관이 창녀를 가장한 여성경관에게 40달러를 주고 모텔로 데려가려다가 잠복 단속팀에 체포됐지만 일반 적발자들과 달리 경찰국의 특별대우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경력 32년차의 캡틴(서장급)인 랜들 울러리(54)는 작년 11월 밤 오로라 Ave.에서 적발되자 단속팀장인 제프리 페이지 서전트를 따로 불러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이혼 수속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페이지는 그가 상사임을 알고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지는 곧바로 자기 유니폼의 바디 카메라를 껐지만 체포 장면과 첫 대화는 고스란히 찍혔다. 경관이 업무수행 중 바디 카메라를 끄는 것은 위법이다.


이 사건을 8개월간 심층취재해온 시애틀타임스는 페이지 서전트 외에도 이날 밤 울러리 체포와 관련해 규정을 어긴 고위직 경관이 많다며 가스 그린 당시 경찰국 부국장, 스티브 허잭 경찰국 차장 및 에릭 사노 당시 북부 지서장 등을 거명했다.

당시 시애틀경찰국의 무력사용 검토부서 책임자였던 울러리를 체포한 페이지는 직속상사인 사노 북부서장에게 보고했고, 사노는 그에게 울러리를 수갑 채우지 말고 2마일 거리인 북부서가 아닌 10마일 거리의 시애틀경찰국으로 데려가라고 지시했다. 본부에 도착한 후엔 가스 그린 부국장이 페이지에게 다운타운에 있는 킹 카운티 구치소에 급행으로 입소시키도록 지시했다.

그날 밤 오로라 길에서 암행단속으로 체포된 다른 4명은 수갑이 채워진 채 북부서 영창에 수감됐다가 구치소로 이감됐다. 페이지가 대동한 울러리는 구치소 수감절차가 딱 23분 결렸지만 다른 사람들은 7시간에서 무려 13시간 반까지 걸렸다고 타임스가 보도했다.

페이지 서전트는 민간인들로 구성된 경찰국 내사반(OPA) 조사관에게 당시 울러리가 자기에게 바디 카메라를 끄도록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상급자인 그가 “개인적으로 얘기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 청탁이나 압력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OPA는 페이지가 바디 카메라의 작동을 중지시킴으로써 울러리 체포 이후 조사에 지장을 초래했을뿐 아니라 동료 경찰관에게 특별대우를 줬다는 인상을 남김으로써 시민들의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체포된 이후 약 44주간 유급정직 상태를 이어온 울러리는 그동안 약 17만4,000달러의 봉급을 받았다. 그의 시간급인 98.72달러를 근거로 지급된 것이다.

울러리는 스노호미시 카운티 소방국의 선출직 지역 커미셔너로 12,288달러의 연봉을 따로 받는다. 무죄를 주장하는 그의 재판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청문회가 열리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