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와 광우병 사태

2020-09-09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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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당시 한국에서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는 괴담이 퍼졌다. 많은 연예인들을 포함, 각종 반정부 매체들이 이를 확산하면서 엄청난 촛불 집회가 뒤따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집권 1년차였던 2008년 전국을 뒤흔들었던 광우병 파동은 그해 4월 열린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이 진행되면서 전국을 휩쓸었다. 미국산 소를 수입하기 시작했을 때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매체가 광우병 선동에 나섰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3억명의 미국인들이 모두 죽어 나가고 있었을 것이다. 12년 전인 2008년 여름은 사실상 서울을 무정부상태에 가깝게 촛불광란으로 달구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당장이라도 머리에 구멍이 뚫려 5-10년 내에 죽는다는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한 것은 “뇌송송 구멍 탁!”이라는 문구였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려 10년간의 긴 잠복기내에 죽을 수 있고, 한국인의 대다수가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백인에 비해 광우병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한국 국민들이 모두 공포에 질려 있는 가운데 합리적인 비판이나 과학에 기초한 대안적 검증은 불충분한 상태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 소비가 대폭 증가해 수입 쇠고기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검역 기준으로 11만2,882톤이 수입된 미국산 소고기는 한국 시장에서 53.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매년 10%정도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나치독일의 2대 총리였던 요제프 괴벨스는 국가사회주의와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열렬히 추종했던 인물이다. 그는 나치독일이 집권한 후 국민 계몽선전부 장관 등을 맡으면서 미디어를 통한 대중선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전쟁중에는 대대적인 선전으로 유럽 침략전쟁을 미화하면서 전쟁범죄에 크게 일조해 ‘선동의 제왕’으로까지 불리는 인물이다. 당시 그가 한 행위를 보면 선동은 정말 무서운 것이다.

괴벨스처럼 단 하나의 문장으로 국민들을 선동하던 한국사회의 각계 조직이나 기관들... 온 세상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의 회오리를 보면 왠지 광우병 파동 때의 씁쓸한 상황이 생각난다.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진은 최근 한 의료 전문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망률은 0.125%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 초 코로나의 치사율이 1%를 밑도는 계절성 독감보다 훨씬 높다고 발표한 데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온 셈이다.
이 연구진은 무증상 환자 누락 등 불충분한 조사로 치사율이 지나치게 높게 계산돼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과하다고 분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조차도 과민한 반응이라는 입장이다.


매년 퍼지는 독감의 미국 내 사망률은 0.05%라고 한다. 노인요양원에서는 때에 따라 감기 사망률이 8%까지 치솟는 경우까지 있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론니디스 교수는 “코로나19의 실제 치사율에 비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경제에 파괴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코끼리가 고양이에 놀라 날뛰면서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수언론도 “코로나19 감염자의 75~80%는 무증상자라는 연구도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 언론매체들이 ‘뇌송송 구멍 탁!’ 이라며 공포를 조성한 이후 12년전 서울 도심은 끊임없는 시위로 인해 거의 무법천지 상태였다.

지금 코로나 사태도 전세계의 수도인 뉴욕의 분위기를 거의 마비시키고 있지는 않는지 좀 생각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한번쯤은 우리가 미 주류언론 매체가 조성하는 사회분위기에 대해 맞는지 지나친지 반론을 펴보는 자세도 필요할 것 같다.

독일의 정치가 비스마르크는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한인커뮤니티의 등뼈인 소상인들을 죽어나가게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가슴 아프고 답답하기 짝이 없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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