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갈릴리 호수와 사해’

2020-07-27 (월) 김창만 /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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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유명한 두 호수가 있다. 사해(Dead Sea)와 갈릴리 호수(Sea of Galilee)이다. 사해는 이스라엘에서 제일 큰 호수다. 면적은 남북으로 약 80km, 동서로 약 17km.이다. 특이한 것은 사해의 물이 32%의 독한 염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어떤 생물도 생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갈릴리 호수의 크기는 사해의 1/5 밖에 안 된다. 사해보다 훨씬 작지만 이스라엘의 식수, 관계용수의 근원이고 생태계 균형을 좌우한다. 그 주변은 생명 있는 온갖 것들로 충만하고 활력이 넘친다. 환경과 조건은 동일한데 하나는 죽은 호수가 되었고 다른 하나는 살아 있는 호수가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조나단 삭스의 ‘To Heal A Fractured World’ 중에서)

유통(流通)의 원리다. 갈릴리 바다는 요단강 상류로부터 유입된 물을 다시 아래로 흘러내 보내고 유통시켜 줌으로 지금도 살아있는 호수가 되었다. 사해는 요단강의 물을 받은 다음에 아래로 내어 보내지 않는 이기주의자가 됨으로 그대로 죽은 호수가 되었다. 자기를 살려 준 요단강 물마저 부패시켰다.


물만 그럴까.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살려면 내어 주어야 한다(to live is to give). 주는 것이 사는 길이다(to give is to live). 석유 재벌 라커펠러는 53세에 세계에서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54세에는 ‘알로피쉬어’(alopecia)라는 불치의 병에 걸렸다. 의사로부터 일 년 이상을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록펠러는 그 날부터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하며 와신상담했다.

어느 날 새벽 기도시간에 라커펠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너는 지금까지 돈을 모으는 일에 열심이었지만, 이제부터는 그 돈을 유통시키는 삶을 살아라.” 라커펠러는 맨하탄에 리버사이드교회를 세우고 시카고 대학을 설립했다. 라커펠러 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의료 사업과 교육 사업에 재산을 유통시켰다.

55세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담당 의사의 예상을 깨뜨리고 라커펠러는 98세까지 장수했다. 예수는 말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의 헤아리는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

<김창만 /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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