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정은 위원장이 죽기 전에

2020-06-29 (월)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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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 사무소를 폭파(2020/6/16)했다. 연평도 폭격이나 천안함 폭침(2010)처럼 휴전선에서 남한군인에게 폭격하지 않아서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다.

지난 25년, 미국 대통령 클린턴과 부시, 그리고 오바마까지 속여서 몰래 핵무기를 만들어놓았다. 북한 수령은 아주 기뻐했었다. 하지만 기쁨도 오래가지 않았다. 핵무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심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지금 북한은 식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 정부는 인민군 장교에게 하루 한 끼의 양식만 제공하고 있다”고 이춘근 박사는 말했다. 얼마나 식량이 부족했으면, 인민군 장교에게 하루 한 끼만 먹으라고 했을까! 장교들이 배고파하는 데, 일반 인민들은 얼마나 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을까? 장교나 인민들이 배고프면 가만히 있을까? 아니다. 언젠가는 길가로 뛰어나와 데모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북한 수뇌부는 절망할 수밖에 없다.


김여정(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박차버리고 북한을 전적으로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은 그렇게 해주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니 김여정이는 분통이 터질 수밖에. 홧김에 개성의 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폭파는 해놓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내야 하나? 뚜렷한 방법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결코 남한이나 미국에 핵무기를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가 없다. 만약 사용했다 하면 평양은 순식간에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버리고 만다. 핵무기는 사실상 쓸모가 없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한 미국은 결코 경제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다.

잘 살기 위해서 만든 핵무기인데! 핵무기 때문에 굶어죽어야 하나? 이것 뭔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 굶어죽기 위해서 핵무기를 만든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굶주림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무리 아까워도, 핵무기를 버려야 한다.

금년 초부터 김여정이 날뛰고 있다. 김여정이 앞장서서 문재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왜 그럴까? 김정은이 얼마 살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심히 악화되었는가 보다. 다음 권력을 계승시킬 목적으로, 그녀의 위세가 당당함을 북한 인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김여정으로 하여금 개성 사무소를 폭파하게 한 것 같다.

김여정도, 김정은이 죽기 전에, 그가 하루 빨리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그를 설득시키는 게 좋을 것이다.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북한인민들은 원래가 영리하고 근면한 사람들이기에, 미국이 경제제재를 풀어주기만 하면, 북한은 금방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다.

잘 사는 나라가 되면 북한인민들은 김정은이 훌륭한 영도자라고 칭송할 것이다. 김여정이 권력을 쥐게 되면 인민들은 김여정 만세! 하고 그녀를 북한의 수령으로서 환영해줄 것이다. 하지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죽는다면? 김정은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을까? 김여정이 권력투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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