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교의 오계

2020-05-29 (금) 조성내 / 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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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결코 동등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총명하고 부자로 건강하게 태어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우둔하고 가난하고 병약하게 태어난 사람들도 있다. 왜 그럴까?
불교에서는 생(生)과 사(死)가 끝없이 윤회한다고 믿고 있다. 태어나면 죽고, 죽으면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삶도 일정 기간이고, 죽음도 또한 일정 기간이다. 당신의 행실에 따라서 업이 만들어진다. 당신이 오계를 지키면서 좋은 업을 지어놓았으면, 당신은 하늘나라나 인간으로 태어난다. 나쁜 업을 지어놓았으면 동물이나 지옥에 태어난다. 당신이 업을 만들고, 업이 당신을 만들기에, 당신은 자신을 만드는 창조자이고, 동시에 당신이 만든 피조물인 것이다. 그래서 당신한테 생긴 모든 행복과 불행 그리고 안락과 고통은 다 당신 책임인 것이다. 행복하게 잘 사는 것도 당신 책임이고, 불행하게 못 사는 것도 또한 당신 책임인 것이다.

오계란 ①살생 ②도둑 ③사음(邪淫) ④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⑤술도 마시지 않는다. 5계를 지키면, 이 세상에서 혹은 다음 세상에서 당신은 “부자가 되고, 명성이 널리 떨쳐진다. 왕이나 고관대작들과 한 자리에 함께 있더라도 주눅 들지 않는다. 죽을 때 정신이 어지럽지 않고, 바른 생각으로 임종한다. 죽은 뒤에는 천상이나 인간으로 태어난다.”고 부처는 말했다.

5계를 어기고 사악하게 살아간다면, 지옥에 가지만, 만약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①목숨이 짧아서 일찍 죽는다. ②가난하게 살게 되고, ③아내가 정숙하지 않을 것이다. ④남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받는다. 불교는 빈다고 해서 모든 죄악이 다 사면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지은 죄는, 이 세상 혹은 다음 세상에서, 언젠가는 꼭 처벌받게끔 돼 있다.


전생에 살생을 많이 했었다면, 지옥에 가겠지만, 만약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면, 어린나이에 일찍 죽게 된다고 부처는 말했다. 어린 나이에 죽어야 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부모의 마음은 더 아플 것이다.

현재 가난하게 살고 그리고 남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게 되면, 이게 다 당신이 전생에 지은 죗값인 것이다. 괴롭지만, 자기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참회하고, 참된 생활을 계속 해나가면 다음 생에서는 다시 좋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태어나면 늙어야 하고 병들어야 하고 죽어야 하기 때문에 고통인 것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으려면, 수행정진해서 도를 깨쳐야 한다. 깨치면 열반에 들고, 그리고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고 부처는 말했다.
당신의 전생과 후생에 대해 알고 싶지 않으신가? 당신의 현재의 삶을 관찰해보시라. 전생과 후생을 어느 정도 짐작해낼 수가 있는 것이다. 후생에 좋은 삶을 살고 싶으신가? 오계를 지키면서 올바르게 살면 된다.

<조성내 / 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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