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금융·테크 신흥 초부유층 몰리는 마이애미
▶ 전용 차량 엘리베이터 갖춘 초호화 아파트…고급 사교클럽, 프라이빗 여행상품 인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북부의 서니 아일스 비치에 건설 중인 최고급 아파트 '벤틀리 레지던스'에 입주하게 될 부유층은 차를 공용 주차장에 댈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차량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차에 탑승한 채 바로 집 앞까지 이동해 '스카이 차고'에 차를 대놓고 집으로 들어간다.
분양가가 최저 600만 달러(약 87억원)부터 시작하는 이 초호화 아파트에는 세대마다 널찍한 테라스에 수영장이 하나씩 딸려 있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차량 엘리베이터 특허를 보유한 데저 개발의 길 데저 사장은 "최고의 사치는 바로 프라이버시"라고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WSJ은 지난 15일자 기사에서 마이애미가 테크·금융의 허브로 부상하면서 미국 초부유층(ultrarich)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창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온화한 기후와 천혜의 자연환경, 낮은 세율 등으로 마이애미는 전통적으로 미국 북동부 지역과 유럽·중남미 지역의 부유층이 선호해온 지역이다.
그러다 최근 들어서는 금융과 테크 기업들이 이곳으로 몰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이주하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신흥 부유층의 미국 내 최선호 지역 중 하나가 됐다.
마이애미에 있는 자산관리기업 '뉴에지 웰스'의 패트릭 듀어 씨는 WSJ에 "(지역에)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면서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만큼의 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의 신흥 부유층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프라이버시라고 한다.
개인 수영장이 딸린 아파트는 물론이고, 시내의 고급 피트니스 센터 같은 공간도 가족 단위로 며칠간을 고가에 빌리기도 한다.
마이애미의 통합 웰니스 시설 '센트너 웰니스'에선 몇 달 전 10명으로 구성된 한 가족이 약 4천100㎡ 규모의 센터를 15만달러(약 2억2천만원)에 통째로 빌려 각종 마사지와 세포 재생, 혈관 정화 등의 건강 프로그램을 즐기고 갔다고 한다.
마이애미에선 회원제 고급 사교클럽도 성행 중이다.
마이애미 비치에 있는 사교클럽 '파에나 로즈'는 가입비 1만5천달러(약 2천200만원)에 같은 금액의 연회비를 받는 문화예술 중심 클럽이다.
신규 회원은 선발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뽑는데, 회원이 되면 전용 호텔의 비치 클럽, 스파, 기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VIP 입장권을 제공받고, 회원 전용 공간에서 열리는 매년 80여개의 고급문화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마이애미 지역에선 초부유층을 위한 맞춤형 여행 상품들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여행사 트래블 쿠튀르는 고객을 위해 섬을 통째로 빌리고, 이 섬으로 미슐랭 스타 셰프나 유명 요가 강사들을 초청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 여행사의 가장 인기 있는 숙소 중 하나는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있는 크리스챤 디올 플래그십스토어(주력매장) 위에 있는 스위트룸이다.
이곳이 포함된 숙박·여행상품을 구입한 사람들에게는 파리 시내 명품 샵에서 다른 이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프라이빗 쇼핑과 최고급 레스토랑에서의 만찬도 제공된다.
트래블 쿠튀르의 로런 비올 대표는 WSJ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은 누릴 수 없는 특별한 혜택을 추구한다"며 "여기엔 엄청난 가격표가 따라붙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