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도자의 국가위기 관리능력

2020-05-27 (수) 써니 리 /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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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처칠 수상과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한 국가의 운명을 찬란하게 꽃피운 주역들이다. 탁월한 국정수행 능력을 통해 국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미래의 비젼을 안겨준 존경받는 국민의 지도자들이기도 하다. 서양에 태어났으면 처칠을 능가하는 뛰어난 지도자가 되었을 것이라 헨리 키신저가 극찬한 리관유 수상도 싱가폴의 역사를 새롭게 쓴 지도자다.

지도자의 덕목 중에 국가위기 관리능력은 단연 손꼽힌다. 국가의 위기와 재난을 슬기롭게 대처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지도자의 막중한 임무이다. 반면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는 지도자는 탄핵의 대상이 된다. 촌각을 다투는 국가 비상사태시 대통령은 모든 국가 시스템을 총동원해 사태를 진두지휘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많은 국민의 생명이 위협당하는 세월호 침몰을 수수방관한 박근혜 전대통령은 탄핵이전에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가 되는 것이다. 6.25전쟁이라는 한반도 최대의 비극앞에서 국민을 버리고 피난간 이승만 전대통령 역시 지도자로서의 임무를 저버린 것이다. 이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위기 극복을 통해 위대한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이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 대응방안을 롤모델로 도입해 사태수습에 나섰으며 독일이 가장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코로나의 전세계적 대유행은 각국가 지도자의 국가위기 관리능력의 실험무대가 되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내고 있는 미국은 지도자의 무능한 대처로 국가위기 사태를 절감하고 있다. 트럼프는 사태해결보다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며 지도자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의 좌충우돌 국가정책은 코로나 사태를 정점으로 중국과 전면전을 불사하며 미국의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히는 등 미국 역사상 가장 실패한 지도자로 남을 것이다.

시진핑 역시 무역전쟁과 홍콩시위는 물론 초기 코로나 확산 등 국가위기 사태 대응에 실패해 퇴진을 요구할만큼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반감과 국제 신용도가 바닥을 치며 향후 경제, 외교관계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을 상대로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국가도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각 국가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틈타 인수합병에 발 벗고 나서자 전 세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인도는 정보기술과 금융공학 등 첨단산업의 지분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IT 기업들과 은행 등에 넘어가면서 국가위기 의식마저 체감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가치가 폭락한 외국기업들을 사냥해 인수합병하려는 중국기업들에 NATO와 EU의 각 국가들은 물론 호주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많은 나라들이 실질적인 제한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아울러 많은 나라들이 제조업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산업기지를 이전함은 물론 자국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의 각 국가들은 중국이 벨기에 항만 운영사 지분의 90%를 갖고 스페인 항구 지분의 51%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가 되자 EU차원의 강력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차이나 머니의 유입을 차단하는 특단의 조치들은 중국과의 경제관계 단절로 이어질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중국이 앞으로 겪게 될 경제적 손실은 중국의 몰락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될 시진핑 또한 코로나 사태를 역이용하려다 실패한 불명예스런 지도자가 될 것이다.

역시 최악의 지도자는 아베총리이다. 정치 리더십과 경제 리더십에 실패한 아베의 쓸쓸한 종말은 너무도 자명하다. 무모한 한일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일본에 돌아갔으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일본 몰락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여당인 자민당내에서조차 코로나 사태에 대한 무능한 대처로 퇴진설이 나오며 무소불위였던 아베의 입지가 크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므로 21세기 국제적 리더십으로 존경받는 지도자는 자국의 탁월한 국가위기 관리능력은 물론 국제사회 공동의 안전을 위해 협력하고 지원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여야 한다. 한국의 국가발전에 초석을 쌓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이다.

<써니 리 /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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