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실 직시하고 대응방안 내놓아야

2020-05-26 (화) 김동찬 /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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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똑바로 뜨고 있는 사람과 눈을 가린 사람이 달리기를 하면 누가 더 잘할까?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빨강과 노랑과 파랑 렌즈의 안경을 쓴 사람과 아무런 안경도 쓰지 않고 꽃밭을 걸어가면 누가 더 선명한 꽃들의 색을 볼 수 있을까?

물론 강력한 권위를 가진 힘이 작용한다면 눈을 가린 사람이 달리기를 더 잘할 수 있고, 정해진 색의 안경을 기준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는 압제의 세상이라면 그 사회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지 못하고 빨강이나 노랑 파랑이 기본인 세상만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눈을 똑바로 뜨고 아무런 안경조차 쓰지 않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 그 어떤 제약을 받지 않고 경쟁을 한다면 누가 더 유리할까?

근 100년 동안 인류는 전염병에 대한 공포를 잊고 살아왔다. 그전에는 전염병이 돌면 수백만이 목숨을 잃었기에 전염병은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공격체를 인류는 신의 저주라 생각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와서는 박테리아나 세균 혹은 바이러스는 물, 음식, 미생물, 공기를 통해서 전파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옷도 빨아서 입고, 음식도 잘 보관해서 먹고, 물도 차로 끓여서 마시고, 몸도 깨끗하게 씻고 마스크도 쓰게 되었다. 이로서 신의 저주가 아니라 조심하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세계관이 자리를 잡으면서 인류는 전염병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근 100년만에 인류는 예상밖의 위력을 가진 바이러스19의 공격에 3가지 대응 방법으로 각각 대항하고 있다. 첫째는 모두 다 걸려서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 것이다. 둘째는 모두 집에서 나오지 마라는 봉쇄 정책. 세째는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격리 치료하면서, 마스크 쓰고 손 씻고 최대한의 예방을 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3개월의 경과를 놓고 보면 첫째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둘째는 경제활동을 못해서 굶어 죽을 판이고 세째는 늘 긴장 속에는 살지만 인명피해와 경제적인 피해가 가장 적었다.

위 방법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세 번째 방식을 택하여 성공한 한국에 대하여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이것을 따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바이러스를 대하는 국민들의 의식과 국가의 방역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세계를 주도하는 미국에서는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코로나19의 엄청난 피해 뉴스를 진보좌파들이 만들어내는 음모라고 하면서 미국내 극우세력들이 곳곳에서 중무장하고 시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매일 1만명 이상의 확진자와 1,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대통령 조차 이런 시위대를 칭찬하고 빨리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이지 바이러스 보다는 주가 폭락을 더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는 이전 생활과 완전히 달라지게 만들고 있다. 재빨리 전문가들을 불러서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데, 대통령과 백악관은 처음부터 전문가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니 처음부터 방역전략은 없었고 미국은 괜찮을 것이라는 맹목적 믿음만 있었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모든 안경을 벗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전문가들을 모으고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대책을 세우고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코로나 상황을 예상하고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 도입과 공공의료제도의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바이러스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 했는데 지구온난화가 또 어떤 재앙을 몰고 올지 이에 대한 대책을 지금 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권자들도 이것을 올해 대통령 선거 공약이 되도록 유권자의 목소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동찬 /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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