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말 말 말

2020-01-27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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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천재작가 요한 괴테(1740-1832)는 익살꾼으로도 유명하였다. 몹시 추운 겨울날 이런 말을 하였다.“겨울이 되면 목을 매어 죽었다가 봄에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정말 이상적이겠어.”식물에 부활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부활이 있으면 이상적일 거라는 익살이다.

음악가 베토벤(1770-1827)과 괴테는 절친한 친구였다.그들이 둘이서 거리를 걸으면 유명한 두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 행인들이 모두 인사를 드렸다. 괴테가 중얼거렸다. “허어 참 인사 받기도 귀찮군!”그러자 베토벤이 응수하였다. “여보게, 자네는 너무 지나치게 자신을 보고있군. 저 사람들이 인사하는 것은 자네가 아니라 나일세.”

어떤 사람이 로마의 대철학가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에게 물었다.“거짓말 하는 사람들이 얻는 것이 무엇입니까?”아리스토텔레스가 대답하였다.“그런 사람이 진실한 말을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걸세.” 거짓말쟁이가 받는 대가는 불신이라는 대답이다.


어떤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물었다.“부모와 교사와 어느 쪽이 더 중요합니까?”대학자가 웃으며 대답하였다. 부모는 아이에게 생명을 주었지만 그 생명을 귀중한 것으로 가꾼 사람은 교사가 아니겠는가.”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세계대전을 치룬 영국 수상이었다. 그는 화가이기도 하였다. 어느 날 마가렛 여왕이 처칠에게 물었다.“당신은 어째 풍경화만 그립니까. 인물화도 그리면 좋을텐데요.”처칠 수상이 대답하였다. 사람을 그리면 모델하고 닮았느니 안 닮았느니 하고 말이 많습니다. 그러나 나무나 바위를 그리면 말이 없거든요.”자연스럽게 자신의 자연 사랑을 표명한 것이다”

미국의 발명가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이 어렸을 때의 일화이다. 식사 때마다 드리는 아버지의 기도가 너무 길어 몹시 지루하였다. 어느 날 타작을 기다리고 있는 밀 단을 바라보며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빠, 저 밀 단을 바라보며 미리 감사기도를 해 놓으면 식사 때마다 기도를 드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어린 벤자민이 아버지에게 야단맞은 것은 물론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가 누구냐? 그것은 철학자 쇼펜하우엘의 여동생 아켈라라고 말하는 것이 서양 농담이다. 로마의 아이들은 아켈라 라는 말만 들어도 도망쳤다고 한다. 그녀의 고향이 독일이었기 때문에 독일 화가들이 결의를 하였다. 아켈라를 독일 사람이라고 말하는 자는 독일에 대한 배신자이다. 웃기는 화가들이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말을 막 하는 버릇으로 유명하였다. 어느날 신하가 질문하였다. 대통령께서는 기분이 우울할 때 어떻게 조절하십니까?” 대통령이 대답하였다. 휘파람을 불지.” 우리는 대통령께서 휘파람 부시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물론 못들었겠지. 아직 한번도 휘파람 불어본 적이 없으니까.”이 대답 역시 아무렇게나 말하는 대통령의 습관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프랑스의 시인 빅토르 위고(1802-1885)는 늙어서도 연애편지 쓰기를 즐겼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에게도 연애편지를 썼다. 어떤 때는 같은 편지를 두 여자에게 보내어 야단맞기도 하였다. 이즘 되면 연애편지 광(狂)이라고 해야겠지.

걱정하지 말라는 말 한 마디, 미안하다는 말 한 미디가 완력보다 백배나 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여러 가지이지만 말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가톨릭교회는 누구든지 신부와 상담할 수 있는 밀실이 있는데 대단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말을 하면 우선 기분이 풀어지고 새출발의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카운셀링(상담학)에서는 지도자가 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담하러 온 사람의 말을 되도록 많이 들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상담 방법으로 되어있다.

말 말 말. 아이들도 좋은 말을 배우도록 지도하고 어른들도 예쁜 말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소위 세련된 사람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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