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될 만한 떡잎

2019-12-12 (목) 08:07:19 라니 리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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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다. 12월 중순에 접어들었다. 그러면 많이 추워야 한다. 한국은 많이 춥다는데 우리는 어제 겨우 첫눈이 왔다. 그것도 자는 동안 아주 조금. 첫눈의 낭만을 놓친 게 아쉽다.
12월이 오고 겨울이 찾아오면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다. ‘이젠 좀 쉴 때다’라는 생각이다. 날씨가 추워오고 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이 으레 부동산 마켓이 잠잠해질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최소한 워싱턴 지역 부동산 마켓은 예외이다. 지금도 집이 없다. 바이어는 많은데 팔 집이 없다. 그렇다고 컴퓨터에 들어가서 보면 리스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집들이 나와 있다. 그것도 오랜 기간 팔리지 않고 계속 보이는 집들도 있다. 하지만 집이 없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일단 최근 바이어들의 경향이 아주 많이 바뀌었다. 모든 바이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거의 모든 바이어들이 원하는 집은 정해져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싸고 좋은 집이었다면 요즘은 예쁘고 좋은 집이다. 가격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일단 집이 예쁘고 좋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나중으로 밀려난다. 결국 예쁘고 좋은 집은 잘 팔린다는 말이다. 그리고 예쁘지 않거나 수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집은 잘 팔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직도 이자가 참 좋다. 예전의 높은 이자율에 비한다면 지금 이자율은 환상적이다. 이렇게 좋은 이자율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좋은 이자율 속에서 바이어들이 집을 사기에는 너무나 좋은 상황이다.

그런데 집이 없다고 한다. 벌써 몇 주째 집을 찾고 있지만 맘에 드는 집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맘에 드는 집들이 나타나긴 하는데 바로바로 없어진다. 결국 내가 보기에 예쁘고 좋은 집은 남이 보기에도 좋은 집이고 그런 집들은 이 겨울 마켓에서도 경쟁이 붙어서 높은 가격으로 금방 팔려나간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내가 만약 집을 팔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마켓을 철저히 분석해서 이 동네를 사는 바이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스타일이나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런 스타일로 집을 준비시켜야 한다.

자식을 시집보내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예쁘게 단장하고 최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집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단점을 최대한 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수리만 할 게 아니라 정리하고 정돈하고 예쁘게 꾸며줘야 한다. 스테이징은 집을 더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집을 예쁘고 아름답게, 장점을 부각시켜서 준비를 하고 나면 이제 좋은 가격으로 화려한 마켓팅으로 내 집을 일반에게 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내 집은 내가 원하는 조건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집을 사기는 힘들지만 팔기는 쉽다. 특히 요즘 같은 마켓에서는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조금만 더 수고를 하면 겨울마켓에 상관없이 집을 제대로 팔 수 있게 된다.
문의 (703) 496-4989, (410) 618-4989

<라니 리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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