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엽

2019-11-26 (화) 07:55:22 고호영 / 일맥서숙 문우회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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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이토록 정직하여
한 치의 어김없이 계추(季秋)를 맞으니
나뉘는 세월 서글프다

초록의 잎새
한여름 풍성하여
숲 속의 전설을 쓰며
고웁게 단장을 하더니

시나브로
잎잎이 단풍병에 걸려
생기 잃은 나뭇잎들
바람의 성화에
속절없이 떨어져 뒹구누나

만나고 헤어짐이 사랑인 것을
나무뿌리 베개 삼아
또 한 계절 혹한의 삼동 지나
봄이 오면
초록의 영혼으로
다시 만날 기약 있어
나는
서럽지 않은 낙엽

<고호영 / 일맥서숙 문우회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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