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이 남긴 온기

2019-11-24 (일) 10:22:46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
크게 작게
저문 가을 억지로 끌어안고
힘겹게 매달린 애처로운 낙엽들
칼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려
땅으로 살포시 떨어지기에
가만히 주워 손바닥에 감싸니
애절한 숨소리 내게는 비명소리
계절을 지나치며 나에게 안겨준
크나 큰 위안인가 감사함인가?
 
그리움을 길게 오래 참으며
혼자 듣는 고독의 숨소리는
교회 종소리처럼 널리 퍼져
잊는 듯 마는 듯 잊고 싶지만
수없는 파장으로 밀리는 마음
상처로 인해 바람은 더 차가워
마음은 그저 점점 아파온다
벌레 먹다만 빛바랜 낙엽처럼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