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꿀벌의 날갯짓

2019-10-28 (월)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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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몸통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서 원래는 제대로 날 수 없는 몸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꿀벌은 자기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당연히 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열심히 날갯짓을 함으로써 정말로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이렇게 책을 엮게 된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재능도, 재주도 없으면서 ‘꿀벌의 무지’ 만으로 쓴 글들을 남에게 보인다는 것이 참으로 어불성설이지만, 그래도 날지 못하는 줄도 모르고 무작정 날갯짓을 시작한 나의 무지와 만용에 스스로 갈채를 보낸다. 못한다고 해서 아예 시작도 안하고, 잘 못한다고 중간에서 포기했다면 지금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 장영희의 에세이 집 “내 생애 단 한번” 중에서

- 장영희 교수는 어려서부터 목발을 의지하고 살아온 중증 장애인이다. 장영희 교수의 부친은 저명한 영문학자 장영록 교수다. 아버지처럼 일찍이 미국에 유학하여 영문학 박사를 받았고, 모교 서강대학에서 영문학을 교수하면서 만인의 심금을 울리는 수많은 감동 에세이를 썼다. 장영희 교수는 지금 이 세상에 없지만 그의 글은 살아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중증 장애의 핸디캡을 이겨내면서 불꽃같이 타오르는 희망을 노래하는 그의 글은 헬렌 켈러만큼이나 세인을 놀라게 한다. 그의 산문은 헤밍웨이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를 많이 닮았다. 장영희 교수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중에서 “희망을 갖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 희망을 갖지 않는 죄악이다”라고 말한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의 독백을 제일 좋아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축복하기위한 신호로 먼저 희망을 준다.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은 의기소침한 모세에게 가나안의 입성의 희망을 주었다. 모세가 출애굽의 리더가 되고 하나님과 백성사이의 중보가가 된 것은 그가 희망의 사람이 된 후 부터이다. 허버트 험프리는 말했다. “우리의 가장 위대한 노래는 아직 노래로 불려지지 않았다.”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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