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곡선으로 그리는 직선

2019-09-30 (월)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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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직선의 삶과 곡선의 삶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직선적인 삶을 지향해 왔습니다. 곡선적인 삶보다 한걸음에 앞으로 내달릴 수 있는 직선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강물처럼 이리저리 굽이치는 사람이 되기보다 절벽 아래로 꼿꼿하게 떨어지는 폭포 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직선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해도 살아온 인생은 직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직선을 지향하더라도 곡선으로 직선을 그릴 수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호승의 "곡선으로 직선을 그려라“ 중에서

* 바쁜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것은 직선과 속도감이다. 직선적인 것은 사람을 예리하고, 솔직하고, 소신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속도감 있는 삶은 사람을 박력 있고 자신 있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직선적이고 속도감에 지나치게 경도된 삶은 인간관계를 대립과 갈등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속도감과 직선적 삶에 익숙한 사람은 인내, 절제, 묵상, 대기만성, 포용, 공감, 협력과 같은 성화의 덕목을 잃는다.

자연의 큰 것들은 다 곡선의 형태를 갖추어 존재하고 있다. 큰 강은 완만한 곡선으로 길게 흐르고, 큰 산도 곡선을 이루며 높이 서있다. 사람도 큰 사람은 가을 강처럼 깊어서 천천히 흐르는 곡선의 모양이다.

가난한 촌사람으로 대통령이 된 링컨을 보라. 그가 대통령의 직분에 도달하기 위해 17번이나 연속으로 실패했고 그 연수는 무려 28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서두르거나 무리수를 두며 살아 온 흔적은 없다. 수많은 시련과 실패를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면서 오직 곡선의 삶으로 그의 목표를 성취했다.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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