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탄핵 국면이 가져올 나비효과

2019-09-28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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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의회 차원의 조사에 들어갔다. 정보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2019년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 미국 언론에 보도 되면서 불과 수일만에 정국의 뇌관이 되었고, 9월 24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바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의회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언론보도가 나오자마자 하원에서 바로 탄핵을 하겠다고 나왔을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부패 의혹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서 조사를 하라고 하면서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협력 하라고 8번이나 요청을 했고, 2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군사원조를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과거 러시아 게이트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아니고 선거캠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사건으로 대통령의 심각한 권력남용이 될 수 있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왜 당당하게 전화 녹취록을 공개 했을까?
트럼프는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시절인 2016년, 아들 헌터가 매년 5만 달러를 받으면서 이사로 있던 부리스마 홀딩스 에너지 회사의 부패 연루 혐의를 조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해임을 요구했고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1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 하겠다고 위협 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부패를 조사하던 빅토르 쇼킨 검찰총장을 의회에서 해임했다. 트럼프는 이것을 가지고 민주당 대선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든에게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 통화가 있은 2주 뒤 내부 고발이었다. 정보당국의 감사관은 통화문제 관련 내부고발이 있다는 것을 조지프 맥과이어 국가정보국장 대행에게 보고를 했다. 그러나 맥과이어 대행은 의회에 보고 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자 감사관은 바로 의회에 내부 고발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게 되었다.

그런데 민주당 지도부는 당의 대선 주자 1위 바이든이 관계된 일로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자 당내 진보적인 소장파들이 당 지도부를 향해서 불만을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탄핵을 주장했다. 이에 진보적인 엘리자베스 상원의원이 곧바로 치고 나오면서 탄핵을 주장했고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을 위한 의회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면 탄핵 절차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까?
대통령을 기소하는 검찰의 역할을 하는 하원에서 가결되면, 상원은 재판을 하여 결론을 내리는 판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탄핵 기소는 무난하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의 판결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것을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끌고 가면서 당을 단합시키고 여론 공세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바이든은 힘들 것이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워렌이나 샌더스가 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내년 연방선거에서 격전지의 공화당 의원들은 불리해질 수 있다. 아무리 트럼프 지지 세력이 결집을 한다고 해도 중도 세력은 반 트럼프 반 공화당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상원에서 트럼프 탄핵에 동조하게 되면 공화당이 깨질 것이고, 방패막이를 하게 되면 자신들이 낙선 할 수 있기에 공화당의 고민은 크다.
그러나 풍운아 트럼프는 이보다 더 큰 이슈로 덮어야 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할 것이다. 그 나비 효과가 한반도의 종전과 평화일 수도 있고 이란과의 전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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