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가 칼럼] 단순한 노화일까?…아침에 일어날 때 핑 도는 이유

2026-05-14 (목) 12:00:00 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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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시니어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다.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돈다”, “침대에서 돌아누우면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걸을 때 몸이 휘청거린다”는 표현은 모두 어지럼증에 해당하지만, 원인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균형감각, 근력, 시력, 혈압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어지럼증을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만 넘기는 것은 위험하다. 어지럼증은 귀의 균형기관 문제, 기립성 저혈압, 탈수, 빈혈, 약물 부작용, 심장질환, 드물게는 뇌졸중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니어에게 어지럼증이 중요한 이유는 낙상 위험 때문이다. 젊은 사람에게 어지럼증은 일시적인 불편감으로 끝날 수 있지만, 고령자에게는 넘어짐, 골절, 입원, 수술, 그리고 일상생활 독립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어지럼증은 표현 방식에 따라 원인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있다면 현훈에 가깝다. 고개를 돌리거나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 갑자기 빙글빙글 돈다면 이석증을 의심할 수 있다. 귀 안쪽의 균형기관에 있는 작은 결정이 제자리에서 벗어나면서 특정 자세에서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반대로 앉았다 일어나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눈앞이 캄캄하고 핑 도는 느낌이라면 기립성 저혈압 가능성이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자세 변화 시 혈압이 충분히 유지되지 못해 발생한다. 혈압약, 이뇨제, 전립선약, 탈수, 식사량 감소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몸이 휘청거리고 중심을 잡기 어렵다는 표현도 중요하다. 이 경우 단순한 귀 문제보다는 근력 저하, 관절질환, 발 감각 저하, 당뇨신경병증, 파킨슨병, 시력 저하, 수면제나 안정제 복용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머리가 멍하다”, “쓰러질 것 같다”는 표현은 빈혈, 저혈당, 탈수, 심장박동 이상과 관련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어지럼증이 응급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경우에는 뇌졸중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걷기 어려울 정도의 균형장애, 흉통, 심한 두근거림, 호흡곤란, 실신도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생활 속 예방도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벌떡 일어나지 말고 침대에 잠시 걸터앉은 뒤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밤에 화장실에 갈 때도 바로 걷지 말고, 조명을 켠 상태에서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집안의 미끄러운 러그, 전선, 어두운 조명, 욕실 바닥은 낙상 위험을 높이므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용 약물 점검이다. 수면제, 안정제, 일부 진통제, 혈압약, 전립선약, 이뇨제는 어지럼증과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병만 찾을 것이 아니라,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증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바른 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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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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