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수 사랑과 동성애자

2019-09-27 (금)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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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감리교회는 “동성애 및 동성결혼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기에 동성애 반대 법안을 결정하였다”고 전면광고(2019/3/1)를 내보냈다.

예전에 동성애자들을 치료해보았기에 이네들이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을 때의 마음 아픔과 고충(苦衷)을 함께 한 적이 있었다. 이때 나는 “예수는 동성애자들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성경에 하나님은, 동물이나 식물을 만들 때는 그냥 간단하게 말(언어)로 만들었다. 하지만 인간을 만들 때는 “흙의 먼지로 사람을 손수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셔서” 특별히 정성을 다해서 사람을 만드셨던 것이다. 하나님이, 오직 하나님만이 인간을 직접 만드셨다. 하나님 이외 어떤 다른 것에 의해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나님은 남자 따로 여자 따로 만들었다. 인간 개개인을 한번 살펴보시라. 모든 인간은 개개인의 생김새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하는 행동도 다르다. 왜 그럴까? 하나님은 똑같은 물건이나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기계가 아니었다. 하나님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 하나하나를 손수 만들어냈다는 말이다. 손수 만들어냈기에 어떤 인간은 총명하고 건강하게 만드셨다. 반면에 어떤 인간은 둔하고 병체(病體)로 만들어내기도 하셨다. 원래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왜 인간을 차별해서 만들어내셨는지, 왜 동성애자들을 만들어내셨는지, 그 이유를 나는 모른다.

하나님이 분명 손수 만들어냈는데, 동성애자라고 해서 버리거나 차별대우한다는 것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낳고서, 자기 맘에 안 든다고 해서 자식을 길가에 버리는 것 하고 같다. 자기가 낳은 자식이면, 자기 마음에 들던 안 들던 부모로서 자식을 애지중지 길러야 하고 또 길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기독교에서는, 동성애자들도 하나님이 손수 정성들여 만들었는데, 이성애자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의 자녀를, 거절하고 박대하고 팽개친다는 것은, ‘예수의 가르침’에 어긋난 행위다.

예수는, “이웃을 네 몸 사랑하듯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는 “다른 사람이 너의 왼쪽 뺨을 치거든 오른쪽 뺨도 내놓으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는 로마병정에게 잡히지 않고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도망가지 않았다. 오히려 유다한테, 자기를 빨리 체포해가게끔 로마병정에게 알리라고 말해주었다. 예수는 체포되었고 십자가에 못 박히어 죽었다. 그가 십자가에서 흘린 피가, 모든 사람들의 원죄를 없애주었다고 했다. 동성애자들의 원죄도 없애주었다.

예수는, “하나님은 나를 통해서만 볼 수가 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믿고 따르라”고 말씀하셨다. 이때 예수는, ‘나’를 믿고 따르라고 했을 때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다 포함해서, 모든 인간은 예수를 따르라고 했다. 예수는 동성애자를 미워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기독교는 예수를 믿고 따르는 종교이다. 예수를 믿고 따르는 종교일 것 같으면 동성애자도 기독교 신자들이 사랑해주어야 할 이웃으로 대해주어야 옳지 않겠는가.

미국 정신과협회에서는, 1973년에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니고,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천명했다.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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