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정신(혼)이 살아야”

2019-09-20 (금)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 회장
크게 작게
한국에서 사회사업을 전공하고 일을 하다가 약 35년전 미국에 와서 사회사업을 더 공부하게 되고, 기왕이면 한인들을 위한 사회봉사사업을 하고 싶어서 KCS를 찾았고, 그곳에서 지난해 12월까지 30여 년을 일 했다. 세상을 위하여 일할 수 있는 분야는 여럿 있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사회사업이기에, 이 분야에 최선을 다하여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세 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발전시키는 일, 큰 규모의 커뮤니티센터를 만들어서 프로그램도 하고 한인들의 모임 장소로 사용하는 일, 그리고 2세들을 교육하여 이들이 이러한 일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하는 일.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6곳의 장소에서 하루 평균 1,30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고, 2017년 초에는 베이사이드 소재 유대인회관을 구입하여 한인 커뮤니티센터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10년 전부터 2세들을 영입하여 행정과 프로그램 그리고 1세들과 함께 일하도록 하였고 이사회 또한 다세대로 구성하여 자연스럽게 세대간의 교체와 협력체제를 구축하였다.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한, 그해 가을 이틀에 걸쳐 동포축제를 개최하였다. 동포들이 주인이 되는 건물임을 공표하며, 많은 단체와 동포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공연과 먹거리 등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가장 핵샘이 되었던 것은 둘째날 “홍익인간과 우리의 역사”에 대한 강연이었다. 2세 직원들은 거의 강제적으로 참석할 것을 요구하였다. 예상외로 참석한 2세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그들이 단편적으로 배운 한국사는 민족의 정신을 위주로 배운 역사가 아니었기에, 강의의 내용이 색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며, 부모들로부터 민족의 혼과 가치를 배우지 못한 까닭이었다. 좀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모래사장 위에 집을 지었구나 하는 자괴감, 그리고 한인사회를 돌아보았다. 우리의 언어, 문화, 뿌리를 강조하지만, 한인들이 공유하는 정신(혼)이 결여되어, 그러한 강조와 노력이 모래 위에 탑을 쌓고 있다는 위기감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민족의 혼이 없으면 이러한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한 것이나 한인들의 뿌리를 이어가려는 노력 등은 한 세대 후면 없어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 그러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혼이 살아야 민족이 산다”고 한 단재 신채호선생의 말이 너무나 절실하게 다가왔다. 본국의 재야사학자들께 문의를 시작했다. 우리의 진정한 역사와 혼을 담은 역사서는 없는가.


한국의 역사는 왜곡의 연속이었다. 중국의 중화사상은 그들이 역사의 중심에 있어야 했고, 홍산문화가 그들의 황하문명보다 앞선 우리 배달국의 문화임이 밝혀지자 중국은 동북아 공정을 펼쳐 홍산문화도 중국의 문화라고 왜곡하여 고조선이나 고구려 심지어는 아리랑도 자기네 문화라고 우기고 있다.

더 가슴아픈 것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식민사관의 역사서가 해방후에도 진단학회 및 고증학파들을 통하여 그대로 강단에서 교육되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을 보았다. 본국의 역사학자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하여, 왜곡된 역사들을 정리하고 우리의 혼이 담긴 역사서가 집필되어 있고, 조만간 초본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거론하는 것은 배달민족은 무엇이며 홍익인간의 정신은 어떻게 형성되어 우리의 핏줄 속에 녹아 있는가를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그 정신으로 나와 우리의 후손들이 미국에 살며, 한민족으로 인하여 미국이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 즉 홍익인간의 철학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이는 분명 큰 축복이 될 것이다.

한민족의 바른역사와 정신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미국내에서 만들어진 비영리단체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가 오는 21일 토요일, KCS에서 개최되는 제3회 동포축제에서 “한민족의 바른 역사와 정신”이라는 주제로 오후 1시부터 간단한 강연을 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여러분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 회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