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슬리주지사 3선도전 말많다

2019-08-23 (금)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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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슬리주지사 3선도전 말많다

제이 인슬리(오른쪽)와 데이빗 포스트맨 비서실장



워싱턴주 3선 연임은 거의 50년 만에 처음 도전

퍼거슨ㆍ콘스탄틴 등 민주 차세대들 4년 기다려야


<속보> ‘기후변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경선 후보로 출마했다 중도 하차한 제이 인슬리(68) 워싱턴주지사가 주지사직 3선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3월 미국 대선에 공식 출마를 선언했지만 1%대의 지지율로 고전을 해왔던 인슬리 주지사는 지난 21일 밤 워싱턴DC에서 대선 경선 포기를 전격 선언한 뒤 다음날인 22일 워싱턴주로 돌아와 “내년에 워싱턴주지사직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인슬리 주지사가 연방 내무장관이나 환경장관으로 입각할 수 있다는 설에 대해서도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내가 워싱턴DC에서 원했던 자리는 단 하나(대통령)였다”고 상기하며 설사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 자신을 연방 자리로 불러도 안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인슬리 주지사가 3선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워싱턴주지사는 법적으로는 세번까지 연임을 할 수 있지만 두번까지만 연임하는 것이 그 동안의 관례였다. 1972년 댄 에반스 주지사가 3연임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인슬리 주지사가 거의 50년 만에 다시 3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인슬리 주지사가 3연임에 도전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워싱턴주 민주당의 정치지형도 4년간 동결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과 다우 콘스탄틴 킹 카운티 수석행정관, 힐러리 프란트 공공토지 커미셔너 등은 인슬리 주지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내년에 워싱턴주지사직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들은 인슬리 주지사가 3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하자 별다른 반응없이 현재의 위치에서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만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워싱턴주지사에 도전할 경우 그들의 자리를 넘봤던 많은 민주당 정치인도 현재 위치에서 다시 도전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는 인슬리 주지사가 3선에 나서지 않을 것을 전제로 자신의 정치 행보를 결정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한인 2세인 샘 조(한국명 조세현) 후보가 출마한 시애틀항만청 커미셔너 제2포지션이다. 원래 이 자리는 크리스틴 그레고어 전 워싱턴주지사 딸인 커트니 그레고어 변호사가 현역이었다. 그녀는 밥 퍼거슨 법무장관이 주지사로 출마할 경우 주 법무장관직에 도전하기 위해 항만청 커미셔너 재출마를 포기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의 차세대 정치인들은 드러내 놓고 말은 못하면서도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야망이나 욕심이 너무 큰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70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주지사가 미국 대통령까지 노리다 안되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겠다는 것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정치 관례’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워싱턴주에서는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선거가 연방 상원 2명과 워싱턴주지사, 주 법무장관, 주 총무장관 등 모두 10개 자리가 있지만 이 가운데 8개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민주당 후보가 내년 선거에서도 워싱턴주지사에 당선될 것은 거의 확실시된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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