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음세대 위한 진정한 화해와 평화 이뤄지길”

2019-08-23 (금) 박형철/ 커네티컷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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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관한 소고

일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블로그에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이제는 단순하게 일본제품을 사지 않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속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일본의 그림자들을 하나하나 드러내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일본 정부와 매체의 예측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정교하게 불매운동이 확장되어 가면서 우리 국민들이 가진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한국을 떠나 먼 미국 땅에서 살고 있는 몸이지만 한 명의 한국인으로서 고국 땅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든다.


첫째, 정부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힘이 합쳐져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이번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이 젊은이들이라는 점에 한국 사회의 성숙함을 읽을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와 동족의 전쟁이라는 혹독한 아픔을 겪었다. 그 후 폐허의 땅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을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워왔는지 한국인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구 한 사람의 힘이 아닌 모두의 희생이 함께 모여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면서 이번 일본제품 불매운동 역시 우리 모두의 힘으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

둘째, 단순히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물건을 사지 않겠다가 아닌 그 속에 숨겨진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바른 역사관을 찾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칫 불매운동이 양국간의 골을 깊게 만들고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우리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한 명분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전 세대들이 해결하지 못한 과거사의 청산과 앞으로 다음 세대가 누려야 할 진정한 화해와 평화의 한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진정한 화해와 평화는 바른 과거를 기억하는데서 출발한다.

가해자가 자신의 과거를 왜곡하고 진실을 감춘다면 진정한 용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설사 이미 용서를 받은 일이라고 할지라도 잘못을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전해질 때야만 용서와 화해를 넘어선 평화와 공존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번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바라보면서 먼 이국땅에서도 마음을 다하여 응원해 본다.

<박형철/ 커네티컷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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