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슬리 미 대선후보 사퇴,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에 결국 중도 하차

2019-08-22 (목)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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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슬리 미 대선후보 사퇴,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에 결국 중도 하차

제이 인슬리 주지사

AP “내년 세번째 워싱턴주지사직 도전”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춰 ‘환경대통령’을 꿈꾸며 내년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민주당 경선에 도전장을 냈던 제이 인슬리(68ㆍ사진) 워싱턴주지사가 결국 중도 하차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21일 밤 자신의 지지자에 보낸 이메일과 MSNBC 인터뷰 등을 통해 “내가 주장했던 기후환경을 위한 대선 캠페인이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경선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인슬리 주지사는 이날 오전에도 ‘기후변화’와 관련된 6번째 정책을 발표했지만 결국 12시간만에 후보 사퇴를 결정해 발표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이날 “지구적인 문제인 기후변화와 싸워야 하는 것은 다음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하지만 나의 이같은 생각과 노력만으로 미국 대통령 후보로 계속 유지할 수는 없게 됐다”고 후보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기후변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밀었던 인슬리 주지사가 너무나 낮은 지지율로 인해 후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어 경선을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인슬리 주지사는 이번 경선 레이스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중요성과 심각성을 미국 사회에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경선에 나온 20여명의 후보뿐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기후변화’를 알렸고 지지를 얻어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 대통령 후보로서의 지지까지는 얻어내는데 실패했다.

지난 3월 대선 민주당 경선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던 인슬리 주지사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제3차 TV토론회 진출의 조건 가운데 하나인 20개주 이상에서 13만명이상으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데는 지난 19일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인증하는 4개 여론조사에서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또다른 조건에는 충족하지 못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1%를 밑도는 지지율로 인해 캠페인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인슬리 주지사는 이 같은 상황에서 경선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으며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후보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어떤 후보에게 지지(endorse)를 하게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경선 포기에 대해 현재 가장 선두자리에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인슬리 주지사는 이번 경선에 중요한 이슈를 가져왔다”면서 “인슬리 주지사를 갖고 있는 워싱턴주 주민들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도 “인슬리 주지사는 기후변화를 우리 경선이 최대 이슈로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만일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인슬리 주지사는 국립공원 등을 관리하는 내무장관이나 환경부장관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슬리 주지사가 대선 경선을 포기하면서 그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통신은 인슬리 주지사의 최측근 두 명을 인용해 “인슬리 주지사가 내년에 워싱턴주지사 선거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주지사는 세번까지 연임을 할 수 있지만 두 번까지만 연임하는 것이 관례였다. 1972년 댄 에반스 주지사가 3연임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인슬리 주지사가 최종적으로 3연임에 나설 경우 워싱턴주 정치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과 다우 콘스탄틴 킹 카운티 수석행정관, 힐러리 프란트 공공토지 커미셔너 등이 인슬리 주지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워싱턴주지사직에 도전할 뜻을 갖고 있는 상태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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