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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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하는 길

2019-08-13 (화) 원공 스님/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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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정치·경제에 관한 소식을 들으면 우리의 근본 이념인 광명이세(밝은 지혜로 세상을 다스린다), 홍익인간(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 보다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더 기쁘다. 특히 많은 가난한 나라들과 함께 잘사는 길을 가는 신뢰를 받는 도덕적인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러한 길이 우리 나라가 오래도록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지진으로 무너진 초등학교를 다시 건축한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네팔에 다녀왔다. 자연 환경은 참 아름다운데 너무 가난해서 안내하는 네팔 사람에게 ‘새마을 운동’ 같은 것을 해서 잘 사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하니, 네팔 정부에서 그런 정책을 시행해보는데 지속하지 못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돼지를 키우라고 자금을 대여하면 3년 후에는 병이 들어서 다 죽어버렸다고 하는 식이라 한다. 국민의 도덕성이 깨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유교에서는 왕도정치를 이상적으로 생각했다. 군주가 도와 덕을 실천하면 백성이 따라서 도와 덕을 실천해서 잘 다스려지며 자연 재해도 없다고 한다. 이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이다. 국민이 도와 덕을 실천할 때 국가가 번영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어려움을 지금까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돌아보는 거울로 삼아 우리 자신을 개선해 가야 한다.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서로를 비난하기 보다는 다양한 지혜를 합리적으로 나눠야 한다. 우리 국민이 도와 덕을 실천하면 정치인들이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속이려 할 수 있겠는가?

부처님께서는 파멸하지 않는 일곱가지 법을 말씀하셨다. 마가다 국왕(당시 최강대국)이 왓지 연맹을 토벌하기 전에 부처님께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고개를 돌려 시자 아난다에게 물으셨다. “왓지 사람들은 자주 회의를 하며 회의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다는데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윗사람 아래 사람이 서로 화목하게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가? 앞 사람들이 정한 규칙과 법률을 깨뜨리지 않고 중시하며, 함부로 고치지 않는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며 순종하는가? 남녀가 고유의 의무를 수행하며, 여인들은 행실과 덕행이 참되고 남자들은 강압적으로 이끌거나 ‘약탈하는 법이 없는가? 종묘를 받들고 조상을 숭배하는가? 도와 덕을 숭상하고 수행자가 찾아오면 잘 맞이하는가?” “사실입니다.” “이 일곱 가지를 잘 지켜 서로 화목하다면 그런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긴 안목으로 도와 덕을 실천하는 국민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며, 각자 자기 자리에서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한다면, 이 세상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광명이세’, ‘홍익인간’의 정신을 실천하는 빛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약육강식의 세상이었다면 앞으로는 ‘공생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 아름다운 꿈을 믿는다. 지금의 어려움은 미래를 더 빛나게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원공 스님/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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