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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시대에…

2019-08-10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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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가 요동치고 있다. 힘이 세고, 세계 부자들이 절대적으로 많고, 가장 풍부한 지하자원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미국에 흑자무역을 한 나라들에게 계산서를 내밀면서 호통을 치고 있다. 그러자 미국 다음으로 힘을 가진 중국이 고분고분 하는척 하면서도 순순히 말을 듣지 않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였고 중국은 결국 이빨을 드러내고 저항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니 그 밑에 있는 나라들끼리 또 서로 으르렁 거리면서 힘에 의한 분쟁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다.

정말 짐승보다 못한 살육을 저질렀던 세계 제 1차, 2차대전을 경험한 인류는 힘에 의한 세계질서 유지보다는 어느 정도 힘을 가진 세력들이 신사협정을 맺고 규율도 만들고 해서 다시는 서로 죽이고 죽이는 전쟁은 하지 말자고 맹세하고 맹세하면서 국제연합(UN)을 만들었다. 그리고 늘 발생하는 무역분쟁이 전쟁으로 비화하지 않게 국제무역기구(Word Trade Organization)도 만들었다.

그러나 그런 맹세와 노력도 70년이 지나자 제일 힘이 센 미국이 모조리 무시하고 미국의 방식으로 하려고 하니 그동안 조용했던 천하가 요동을 치게 된 것이다. 그동안 힘이 더 센 나라도 어쩔 수 없이 유엔과 WTO를 통해서 힘이 보다 약한 나라와의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 여겼는데, 이제 그 원칙을 제일 큰 형님인 미국이 깨버렸으니 제일먼저 일본이 따라 배우고 있다.


그런데 일본이 아무리 미국, 중국 다음 3등이라 하더라도 미국이 아니니 10등하는 한국에 힘으로 눌러 보려고 했다가 예기치 않았던 곳에서 연타를 맞고 있다. 한국인들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똘똘 뭉쳐서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안 가기 운동을 벌인 것이다. 이건 일본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세계일류 기업인 삼성이 반도체 부품 공급을 다변화하면서 반도체 부품의 탈 일본화를 선언해 버렸다.

게다가 한국은 자국 부품 기업을 육성하는데 WTO에 위배될까 봐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부품기업 육성에 수조 원을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서로 합의에 의한 국제분업의 역할을 파기하고 자신들이 유리한 부품을 가지고 다른 나라에 보복하는 수단으로 사용함에 따라서 일본의 국제신용을 잃게 된 것이다. 이제는 일본이 우세인 부품을 믿을 수 없기에 모든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부품 공급받는 것을 피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기회에 일본의 민낯이 드러났다. 일본의 국가 부채비율이 250%라는 것이다. 한국은 40%다. 1인당 국민소득도 일본이 3만9,000 달러인데 한국은 3만1,000 달러다. 인구는 한국이 5,170만인데 일본은 1억2,685만명이다. 수출은 한국이 6,000억이고 일본이 7,384억이다. 참고로 미국의 부채 비율은 GDP의 106%다. 후꾸시마 방사능 오염 피해는 앞으로 한 15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니까 그건 제쳐 두고서도 세계 최고의 부채비율을 가진 일본이 유일하게 한국과 미국에서 흑자 무역을 했는데 이제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국가간 분쟁을 힘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 이것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가간 힘에 의한 관계가 만들어진다면 그들 국가 안에서도 이런 힘에 의한 사회적인 관계가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처럼 다인종 연합사회에서 한인들은 가장 작은 커뮤니티다.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해답은 있다. 높은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단결시키고 미국의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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