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787맥스사태 우려 커져

2019-07-23 (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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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87맥스사태 우려 커져

피치사 신용등급전망‘안정적’서 ‘부정적’하향해

WSJ “보잉 사태 미국경제 악영향”


보잉이‘사고뭉치’인 737맥스 사태로 인한 후유증에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보잉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데다 월스트리 저널은 보잉 사태로 인해 연쇄적으로 미국 경제의 악영향까지 우려하고 나섰다.

피치사는 22일 보잉의 신용등급은 ‘A’/‘F1’으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737맥스 운항 중단 사태, 향후 규제 관련 불확실성을 고려해 전망을 낮춘 것이다.

피치는 737 맥스 운항 중단으로 연말까지 보잉의 부채가 100억달러 가량 늘어나 24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또 737맥스 기종의 운항 중단 사태가 이어지면서 보잉이 항공사들에게 지불해야 할 보상액이 늘어날 수 있고, 규제 관련 불확실성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737 맥스가 내년까지도 이슈가 될 것 같다”며 “운항 중단 사태가 보잉의 재정적 완충 여력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회사가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사건이나 업계 변화에 더 많이 노출되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 보잉은 737 맥스 운항 중단 사태로 49억달러 규모의 비용이 발생해 2분기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고 예고했었다.


특히 737맥스 운항 중단이 길어지면 미국 무역수지를 해치고 항공사와 협력업체의 근로자 수만명의 일자리도 위태로워지며 결국은 미국 경제 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왔다. 보잉 737 맥스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737 맥스 여객기 사고 후인 3월 중순부터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운항이 금지된 상태다.

보잉에서 가장 인기있는 기종이었던 737 맥스는 이 여파로 주문이 취소되면서 재고가 늘고 있다. 보잉사는 4분기에는 여객기 인도가 재개되기를 원하지만 일부 항공사와 관계자들은 내년까지 운항 중단이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설문조사에 따르면 미 경제는 올해 2분기(4~6월)에 연 2%대의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중 0.1%포인트(p)는 보잉 때문에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보잉이 생산량을 감축하면 그 영향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보잉은 재고가 쌓이자 현재 렌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737맥스 기종 등의 월 생산량을 52대에서 42대로 줄인 상태다. 보잉과 관련된 기업들인 아메리카항공(AA)에서 제너럴일렉트릭(GE), 소규모 부품업체들엔 이것이 재정적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협력사들은 737 맥스 운항 재개와 생산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고용과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보잉의 미국 내 협력사들만 해도 1만3,000여곳에 달한다. 일부 항공사들은 노선을 감축하고 조종사 고용이나 프로모션을 줄이고 있다. 보잉에 비행기 엔진을 제공하고 있는 GE는 보잉의 생산 감축 때문에 2분기에 3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추정한다.

보잉은 피해를 입은 항공사에 수년에 걸쳐 56억달러를 지불할 계획이라고 지난주 밝혔다. 이는 다시 보잉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전망이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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